인간 심리 탐구

범죄자의 두뇌는 다르다?

형람서원 2006. 4. 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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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의 두뇌는 다르다?

 


[한겨레] 20세기의 세계적인 과학자인 아인쉬타인은 뇌 전체 용량의 5분의 1도 쓰지 못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는 정말 그 정도밖에 쓰지 못한 것일까? 실제로는 쓸 만큼은 다 썼는데, 혹 뇌의 기능을 기억력, 수리 계산 능력, 분석력 등 학습에 필요한 영역만으로 한정시켜서 계산하다보니 그런 것은 아닐까?

책 <뇌의 문화지도>(작가정신 펴냄)는 의학 또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뇌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알려진 뇌의 기능에 또 다른 해석을 덧붙인다. 엠아르아이(MRI), 펫(PET)과 같은 초현대식 기계가 찍어내지 못한 뇌의 기능과 활동을 우리들의 생활 속에서 찾는 작업을 한 것이다.

뇌의 놀라운 능력 가운데 하나는 바로 언어 능력이다. 눈과 귀, 코를 통해 느끼는 감각을 언어라는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말 자체에 사람의 ‘숨은 은유와 이미지, 행동, 인격, 소망’이 들어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셰익스피어가 사람의 뇌의 새로운 기능을 다시 인식하게 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이 책은 이미 연구돼 알려진 것 뇌의 좌우 반구 기능에 대해서도 자세한 해석을 내놓는다. 뇌의 왼쪽 반구는 말과 언어 능력에, 오른쪽은 시각인식과 운동 능력에 특화돼 있다. 때문에 좌뇌형 인간은 언변이 좋고, 논리적이며,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우뇌형 인간은 직관적이고, 음악적이며, 공간감각이 더 발달돼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양쪽 반구를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 하는 ‘뇌량’이 망가진다면 이 둘은 서로를 견제하지 못해 한쪽으로만 극단적인 기능을 드러낸다. 예를 들면, 뇌량이 망가져 우뇌의 기능만 마음껏 표출된다면, 갑작스런 슬픔에 빠지기도 하고, 아무 이유 없이 심한 불안감에 시달릴 수 있다. 이는 범죄자를 좌우 뇌의 발달별로 구분해 본 연구에서도 나름 증명이 된다고 한다.

뇌의 기능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의 하나인 기억에 대해서도 이 책은 다룬다. 그렇다고 기억력을 좋게 하는 방법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기억도 삶을 유지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하며, 삶에 큰 위안을 준다는 것을 설명한다. 과거의 기억이 있기에 다가올 미래를 불안하지 않게 대비할 수 있다는 것도 구체적인 사람 사례로 알려준다.

뇌를 과학적으로만 딱딱하게 볼 것이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자아’와 ‘삶’의 공간으로 재해석하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은 어떨까?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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