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Twitter

[임동헌 칼럼]이름대로 사는 삶

형람서원 2025. 2. 24. 10:54
728x90
반응형

이름은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해 사람이나 사물·단체·현상 등에 붙인 기호’다. 이름이 주어지면 의미와 존재가치를 갖는다. 사람만 각자 고유의 이름이 있다. 우리말의 이름이라는 말은 말하다는 뜻인 ‘이르다(謂)’의 명사형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내용이 이름을 풀이하는 것으로 되어있음을 보아 알듯이 삼국시대 이전 언어의 출발은 이름을 짓는 데서 시작된다. 통일신라 때 당나라에 유학 갔던 유학생들이 중국의 문물을 유입하여 중국식 이름을 쓰기 시작했으며, 고려의 귀족과 관료는 성을 쓰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

   조선은 억불숭유 정책에 따라 모든 문물제도를 중국식으로 바꾸고 성씨와 이름을 한자로 쓰기 시작했다. 모든 국민이 성명(姓名)을 갖게 된 때는 일제강점기 이후다. 1910년 5월 민적부(民籍簿) 작성 때까지 성씨가 없는 사람이 60%에 이르렀다. 

성씨와 함께 한자식 이름을 가졌다는 것은 신분을 보장 받는 것이었기에 성명은 소중했다. 그러나 여자는 혼인과 함께 새로운 이름인 택호(宅號)를 얻었기에 이름이 필요하지 않았다. 여자의 이름을 쓰지 않았던 것은 족보에 남편의 이름이 오를 뿐 여자의 이름이 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자의 이름은 족보 항렬(行列)에 따라 작명법이 확립되었으나 여자는 그렇지 않아 민적부에 일본식 작명법을 썼다. 한편 일제의 창씨개명(創氏改名)은 인류역사상 가장 혹독한 문화적 범죄로 지적된다. 일제는 우리 민족의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국어말살·창씨개명이라는 폭거를 자행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 법적 공식이름은 물론 아명·별명, 자(字)·호(號)·별호(別號)·시호(諡號)·택호·법명(法名)·예명(藝名)·필명(筆名)·가명(假名)·당호(堂號) 등이 있다. 이렇게 한국인들은 이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현재 법적으로 등록된 이름이 82,345개가 있다. 

모세는 하나님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감히 하나님의 이름을 묻고 부르는 것은 금기사항인데 알고 싶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말씀하신다. “내 이름은 여호와(    )다.” 여호와란 ‘영원하시며, 자존자’란 뜻이다. 사람은 이름대로 살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이름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한다.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우리는 그 이름이 불명예스럽지 않게 살기 바란다.

임동헌 목사(광주첨단교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