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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운주사의 석불 석탑, 공학섭 목사

형람서원 2025. 1. 2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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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

자유분방한 운주사의 석불 석탑

화순 운주사를 떠올리면 천불천탑, 와불, 그리고 칠성바위가 떠오른다. 그중에서도 천불천탑은 전통적인 불교 미술의 틀을 벗고 독창성과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나하나마다 다르게 표현된 석상과 탑이 흥미롭다.

운주사는 가람배치부터 파격적이다. 일주문에 들어서면 석불과 석탑들이 먼저 나오고 뒤편에 대웅전, 지장전, 미륵전 등이 나온다. 옷을 차려입고 머리 감는 것처럼 거꾸로다. 석불 석탑의 생김새도 정형화되어 있지 않다. 해학이 담긴 듯하고 토속적인 형태가 인상적이다.

칠성바위는 북두칠성 별자리와 같은 모양이다. 천불천탑의 배열도 별자리의 위치를 따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운주사는 다양한 토속신앙과 미신적인 요소와 다양한 형태의 표현이 어우러져 있다.

규격화되지 않은 석탑과 석불의 자유분방한 모습은 필시 귀족 불교에 대한 민중들의 반항 정신이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운주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기에 특히 주목받았는데, 이는 억압과 경직된 권위에 대한 민중들의 열망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되었기 때문이다.

운주사는 창건 당시 서민들의 마음을 끌어당겼을 것 같다. 탈권위적인 모습으로 표현된 석탑과 석불을 보면 경직된 마음이 저절로 풀어지는 기분이다. 갇혀 있다가 풀려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일종의 해방구 같은 느낌이 든다.

이곳에서 분청사기가 발굴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분청사기는 귀족들이 사용하는 백자와 달리 서민들의 체취를 담고 있는 그릇이다. 내가 흙수저 출신이라서 그런지 서민적인 표현에 마음이 끌린다.

운주사를 돌아보며 교회도 서민들이 편하게 드나들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해본다. 또 교회란 경건과 엄숙함이 요구되긴 하지만, 율법적인 규제를 벗어나 자유와 해방을 누려야 한다. 교회는 모든 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영적 쉼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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