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강요 1권 7장의 제목은 “성경은 반드시 성령의 증거에 의해 확증되어야 한다. 성경의 권위는 성령의 증거에 의해 확립되어야 한다. 성경의 신뢰성(신빙성)이 교회의 판단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것은 사악한 궤계”이다. 성경에 대한 명확한 개념 확립은 칼빈 신학의 특징이다. 칼빈은 성경의 권위를 성령의 역할로 제시하였다. 그리고 성경이 교회의 권위 아래 있다는 교황주의(로마교회)의 행동을 사악한 궤계(詭計)로 규정하였다.
성경의 권위(scripturae autoritate)를 신적으로 믿는 것이 성도의 기본자세이다. 성경의 권위는 하나님의 말씀을 갖고서 선포하는 설교자의 신뢰성까지 보장한다.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직접 신탁(神託)이 아닌 성경에서 진리가 영원불변하게 기억하도록 하셨다(요5:39). 그래서 신자들은 설교자가 전하는 말씀을 하늘 말씀에서 솟아나는 생수로 믿기까지 해야 한다. 성경의 권위와 설교자의 신뢰성은 상호적이며, 하늘의 권위에 근거한다.
우리는 먼저 “성경이 교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사악한 궤계를 거부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결정하신 것을 인간 검증하여 세운다는 것으로 성령을 모독하는 것이다. 정경 확립은 교회의 결정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성경이 하나님으로부터 왔다. 영생은 하나님께 달려있고, 영생의 길잡이는 ‘성경’뿐이다. Inst., I, 7, 1. 성경66권 중 구약목록은 교회가 아닌 유대교의 결정이었고, 신약목록은 보편교회 시대인 397년 카르타고 공회의에서 결정하였다. 로마교회는 트렌트 회의(1546-1563)에서 자기들의 정경 목록을 바꾸어 수립하였다.그들의 정경은 구약 46, 신약 27, 73권이다. 장로교는 66권 성경에서 예수를 믿고, 영생을 얻을 유일한 방편으로 믿는다. 66권의 범위와 목록은 어떤 교회도 작의(作意)로 변화시킬 수 없다.
“교회는 사도들과 선지자의 터 위에 있다(엡 2:20)”는 문장은 교회 설립 이전에 사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칼빈은 교회의 기원을 ‘성경과 사도들’로 제시하였다(카알 발트는 “교회 이전의 교의학”이란 개념에서, 자연에서 신학이 나왔음을 제시하였다). 성경의 기록자는 선지자와 사도임이 확실하다. 성경을 기록하게 하신 성령과 성령에 감동된 저자는 교회보다 우선한다. 사도는 성령에 감동하여 구약 본문에 근거하여 설교하면서 교회를 설립하였다. 성령의 감동과 감화를 교회가 판단한다면 성령모독이 된다. 교회에서 성경을 해석하여 전하지만 성경의 범위까지 결정한다는 것은 위험하다. 교회는 성경을 하나님의 진리로 인정해야 한다. 성경 그 자체에 진리에 대한 확실성을 명료하게 나타나 있다. Inst., I, 7, 2.
교회의 권위를 칭송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제시, “교회가 감동시켰다”를 악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복음이 없는 마니교에 대한 대비로 교회의 권위를 제시한 것이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받은 교회의 권위는 ‘복음’이었다. 복음은 죄인에게 생명을(죄사함)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다. ‘믿음’은 교회의 동의나 결정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성령의 감동과 조명에 의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믿음의 사람들은 교회의 권위에 순복하며 성경(복음)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굳게 믿는다. Inst., I, 7, 3.
성경의 저자는 하나님이시다. 선지자나 사도들은 자기 지식을 뽐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성호(聖號)를 내세워, 제자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도록 하였다. 성경의 독자는 자기 이성이나 욕망에 이끌려 의심이나 말장난에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경의 제자가 바로 설 수 있는 것은 “성령의 은밀한 증거”에 의해서 가능하다. 성경 독자는 하나님의 도, 십자가‘를 알아야 한다(고전 1:18-25). 인간의 탁월한 지적 능력에 의해서 복음이 증거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성령의 증거와 능력에 의해서만 이루진다. 복음이 전해질 때 성령께서 택자의 마음에 인(印)을 새기신다. 결정하는 성령이 인(印, seal)이고 보증(保證, guarantee)이다. Inst.,I,7,4.
성령의 내적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성경을 진심으로 의지한다. 그는 성경에서 성령의 조명을 받아 지식을 이루고, 영생 길(좁은길)로 인도받아 정진(精進)한다. 성도는 성경에 기록된 말씀을 기쁨으로 순종한다. 인간이 부패하여 진리를 이루지 못하기에 성령의 역할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복음을 교회에 두셔(진리의 기둥), 설교자(하나님의 입)로 백성을 양육한다. 복음 선포는 교회 안에서 이루지고 성도를 교회에 접붙인다. 하나님의 신비는 택자가 복음에서 하늘의 음성을 듣는 것이다. Inst.,I,7,5.
고경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