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뜻(3) -국민, 시민, 민중, 인민 등의 개념과 용례
The Senses of People in terms of nation, citizen, mass, and comrade
동서철학연구
2022, vol., no.103, pp. 381-402 (22 pages)
정세근 /JEONG Se Geun 1충북대학교
초록
이 글은 우리말에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중심으로 어휘 중심적으로 정리한다. 우리는 ‘우리’를 어떻게 부르는지 묻고, 그 개념의 탄생 배경을 분석하여 그 의미를 밝힌다. 민주주의(民主主義)라는 말에서 ‘민’(民)의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다. ‘민’의 정의에 따른 민주(民主)의 의미를 좀 더 명확히 하여 정치적 주체로서 개인의 위상을 탐색해보아야 한다. ‘시민’(市民)에도 ‘민’이 들어가지만 시민(civilian)이라는 말은 서구사상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어휘다. 현대 정치에서 ‘시민’은 ‘민주시민’으로 불릴 수 있는 것으로 참정권을 지닌 의사결정의 주체를 가리킨다. 그럼에도 우리는 시민을 마치 행정적인 이름인 도시민으로 받아들인다. ‘국민’이 황국신민(皇國臣民)의 줄인 말이라 하여 교육부가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꿨는데도 우리의 대통령은 여전히 ‘국민 여러분’이라고 말한다. 반면 ‘인민’은 공산권 언어이기 때문에 공산주의자로 몰릴까 걱정한다. ‘백성’은 봉건적 언어로, ‘민중’은 당파적으로 받아들인다. 미국은 헌법에서 자신들을 ‘우리, 사람’(We the people) 성서적 근원에 대한 연구로는, Joseph Livni, The Biblical Roots of American Constitutionalism: From "I Am the Lord" to "We the People", Lexington Books, 2021. 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독립선언서에서 ‘우리’(吾等) 또는 ‘민중’(民衆)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는 아직 우리에 대한 보편명사를 지니지 못하고, 호칭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러 낱말이 지닌 역사적 맥락과 이념적 관계망을 엿보고 대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글은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데 목적이 있다.
This paper arranges many terms standing for people in Korean. I ask how we call ourselves, and analyze the background of those conceptions to clear its meaning. It is necessary to define what democracy’s demo means. According to the sense of demo, we have to make sure the implication of democracy more exactly in order to investigate the status of individual. In Korean, the term of citizen denotes just a city man or woman, and has not any kind of political role as a civilian who has ever completed civil revolution. Therefore, citizen was often called by ‘democratic citizen’ as a subject of decision who has been enfranchised. Citizen in Korean is generally not related with sovereignty. How should ‘We’ be called by ourselves? Nuance of Nation seems to be nationalistic; nuance of people(inmin; renmin) seems to be communistic; nuance of all families seems to be feudal; nuance of minjung seems to be partyistic. We called ourselves ‘We’(egos) or ‘Minjung’(people mass) in the declaration of independence while Americans call themselves ‘We the people’. We have not a common noun for us yet, and do not reach at the social consensus. The efforts that suggest an alternative idea is required through historical context and ideological connection. This paper aims at raising such a question.
국민(國民)
* 제 1장이라고 할 수 있는 태조실록에서부터 국민이라는 말이 나오며, 그 후에도 주구장창 쓰이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조선시대 이전에도 썼으리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황국 신민의 축약어인 국민과, 원래 있었던 국민은 사실상 동음이의어라고 봐야 맞지요.
국민(國民)이면서 호적(戶籍)에 누락되는 일이 없을 것이며, 한 병졸이라도 단정(單丁)이면서 부역에 나가는 일이 없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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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 어서(御書)에 이르기를, "옛날의 성대한 예(禮)를 반드시 다 거행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였다. "1. 사직(社稷)의 배위(配位)에 관한 조목입니다. 신(臣)이 《제사직장(諸司職掌)》 을 상고해 보건대,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 는 사직(社稷)에 제사지내면서 황고인조(皇考仁祖) 를 배향(配享)하였으며, 조송(趙宋) 335) 도 또한 희조(僖祖) 를 불천지위(不遷之位) 336) 로 삼았던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우리 환조(桓祖) 께서 우리 태조(太祖) 를 탄생(誕生)하시어 이 백성을 구제하고 큰 왕업(王業)을 터전잡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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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시기 식민지 조선에서 국민은 일본제국의 신민, 천황의 신민으로서의 황국신민의 정체성을 지닌 주체를 뜻했다. 다시 말해 황국신민은 일본 천황에 대한 일방적 복종과 희생을 강요받는 국민을 의미했다. 이와 같이 일제 시기에 통치적·정치적 맥락에서 나온 국민이라는 개념에는 신민으로 상징되는 식민성이 내재되어 있었다. 반면 독립운동에서 국민은 독립의 주체를 뜻하는 개념으로 쓰였다. 신민으로서의 국민에 담긴 식민성과 정반대로 독립운동에 등장하는 국민에는 저항이라는 반식민성이 드리워져 있었다. 한편 식민지 조선에서 시민적 가치와 함께 국민으로서의 신민적 가치를 품은 공민이 존재했다. 공민은 반(半)시민이자 반(半)신민을 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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