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람성경] 이사야 47장: 바벨론의 멸망을 예언함
고레스와 함께 바벨론 멸망은 이사야서의 후기 저작설의 한 근거가 될 것이다. 이사야 시대에 바벨론은 신흥국으로 부상하는 시절이었다.
[1-3절] 처녀 딸 바벨론이여, 내려 티끌에 앉으라. 딸 갈대아여, 보좌가 없어졌으니 땅에 앉으라. 네가 다시는 곱고 아리땁다(락카 와아눅가)[부드럽고 우아하다](BDB, KJV, NASB) 칭함을 받지 못할 것임이니라. 맷돌을 취하여 가루를 갈라. 면박[面帕, 머리 수건]을 벗으며 치마를 걷어 다리를 드러내고 강을 건너라. 네 살이 드러나고 네 부끄러운 것이 보일 것이라. 내가 보수(報讐)하되 사람을 아끼지 아니하리라.
바벨론은 대제국의 보좌에서 땅바닥에 내려앉는 것같이 될 것이다. 그 나라는 마치 부드럽고 우아한 귀부인이 더 이상 그렇게 칭함 받지 못하는 것같이 될 것이다. 바벨론 나라는 맷돌을 취해 가루를 가는 천한 여종들같이 될 것이다. 단정한 여성이 머리 수건(면박)을 벗고, 치마를 걷어 다리를 드러내고 부끄러운 것을 보이며 강을 건너듯이, 바벨론 백성들은 타국의 포로로 잡혀갈 것이다. 사람은 존귀한 존재이지만, 범죄한 사람은 하나님께서 귀히 여기지 않으시고 심판하시고 천한 자리에 던지신다. 시편 119:119, “주께서 세상의 모든 악인을 찌끼같이 버리시니 그러므로 내가 주의 증거를 사랑하나이다.” 이사야 47장에서는 남유다의 멸망이 아니라 바벨론의 멸망에 대해서 말씀한다.
'면박(veil, 개역개정 너울)'에 해당하는 '차마테카'는 구약 성경에서 이곳에서만 나오며, 의미는 '꼬고 땋아 내린 머리' 혹은 문자 그대로 '얼굴을 가리는 얇은 천' 등으로 볼 수 있다(고전 11:15). * "면박"(面帕)은 1939년 판 개역 성경에 처음 등장했고, 개역개정에서 "너울"로 변경되었다. 이 한자말이 일본어 사전에는 없고 중국어 사전에 있다."면사"(面紗) 또는 "면사포"(面紗布)도 중국어 사전에 있다. 帕은 '파'로도 읽히는데 '박'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참고로 면박이나 면팍 어휘는 우리 국어사전에는 등재되지 않았다.
[4절] (우리의 구속자(救贖者)는 그 이름이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시니라).
바벨론 나라의 멸망은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이 될 것이다. 바벨론 나라의 멸망에 대한 두려운 예언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복에 대한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께서는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이시다. ‘만군의 여호와’는 하늘의 천군 천사들을 자유로이 사용하시는 능력의 하나님을 가리키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는 죄악들로부터 거룩히 구별되시며 또 이스라엘 백성을 죄악들로부터 거룩히 구별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뜻이라고 본다.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시고 회복시키실 하나님께서는 영원하신 여호와, 전능하신 하나님, 거룩하신 하나님이시다.
Our Redeemer—the LORD Almighty is his name— is the Holy One of Israel. 구속주, 만군의 여호와(주)로 이름하는,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 4 εἶπεν ὁ ρυσάμενός σε Κύριος σαβαώθ, ὄνομα αὐτῷ ἅγιος ᾿Ισραήλ· Thy deliverer is the Lord of hosts, the Holy One of Israel is his name.
[5-7절] 딸 갈대아여, 잠잠히 앉으라. 흑암으로 들어가라. 네가 다시는 열국의 주모(主母, 게비라, 여주인, 여왕]라 칭함을 받지 못하리라. 전에 내가 내 백성을 노함으로 내 기업을 욕되게 하여 그들을 네 손에 붙였거늘 네가 그들을 긍휼히 여기지 아니하고 늙은이에게 네 멍에를 심히 무겁게 메우며 말하기를 내가 영영히 주모[여주인, 여왕]가 되리라 하고 이 일을 네 마음에 두지도 아니하며 그 종말도 생각지 아니하였도다.
바벨론 백성들은 재판정 앞에 말없이 앉은 죄인처럼 잠잠히 앉아 있어야 하며 흑암 안으로, 즉 슬픔과 고통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나라는 다시 ‘열국의 여왕’이라고 불리지 않을 것이다. 바벨론 나라는 더 이상 세계의 최대 강국이 되지 못할 것이다. 바벨론 나라가 멸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로, 그들은 남을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었다. 그들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유다 나라를 멸망시켰으나 그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았고 노인들에게 너무 무거운 멍에를 지웠다.
[8-11절] 그러므로 사치하고(아딘, 관능적 쾌락에 빠져 있고](BDB, KB, NASB) 평안히 지내며 마음에 이르기를 나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도다. 나는 과부로 지내지도 아니하며 자녀를 잃어버리는 일도 모르리라 하는 자여, 너는 이제 들을지어다. 한 날에 홀연히 자녀를 잃으며 과부가 되는 이 두 일이 네게 임할 것이라 네가 무수한 사술(邪術, sorceries; 마법)과 많은 진언(嗔言, 주문, potent spells]을 베풀지라도 이 일이 온전히 네게 임하리라. 네가 네 악(wickedness)을 의지하고 스스로 이르기를 나를 보는 자가 없다 하나니 네 지혜와 네 지식이 너를 유혹하였음이니라[곁길로 가게 하였음이니라].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나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다 하였으므로 재앙이 네게 임하리라. 그러나 네가 그 근본을 알지 못할 것이며 손해[재난]가 네게 이르리라. 그러나 이를 물리칠 능이 없을 것이며 파멸이 홀연히 네게 임하리라. 그러나 네가 헤아리지 못할 것이니라.
바벨론 나라 멸망의 두 번째 원인은 그들이 관능적 쾌락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바벨론 사람들은 관능적 쾌락에 빠져 있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이나 죄에 대한 뉘우침 없이 안이하게 지내고 있었다.
바벨론 나라 멸망의 세 번째 원인은 그들의 자고(自高)하고 자만함이었다. 그들은 마음에 이르기를 “나뿐이라. 나 외에 다른 이가 없도다”라고 했다(8, 10절). 그들은 자신들의 종말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징벌하셔서 한 날에 홀연히 자녀를 잃고 과부가 되는 두 가지 일이 동시에 그들에게 임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재앙의 원인을 알지 못할 것이며 그것을 물리칠 힘도 없을 것이고 그 실상도 파악하지 못한 채 멸망을 당할 것이다.
[12-13절] 이제 너는 젊어서부터 힘쓰던 진언(嗔言, 주문]과 많은 사술(邪術)을 가지고 서서 시험하여 보라. 혹시 유익을 얻을 수 있을는지, 혹시 원수를 이길 수 있을는지. 네가 많은 모략[의논들]을 인하여 피곤케 되었도다. 하늘을 살피는 자와 별을 보는 자와 월삭에 예고(豫告)하는 자들로 일어나 네게 임할 그 일에서 너를 구원케 하여 보라.
바벨론 나라 멸망의 네 번째 원인은 거짓된 신비주의와 우상숭배이었다. 이것이 실상 근본적 원인이다. 그들은 예전부터 많은 주문들과 사술(邪術)들을 사용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리시는 재앙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막아낼 수 없다. 그들의 우상숭배는 헛될 것이다. 그 우상들은 그 날에 사람들에게 아무런 구원을 주지 못할 것이다.
진언과 사술(주문과 주술). 진언은 주문과 같은 언어보다 강력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웅변이나 설득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고, 사술은 다양한 종교 속임수로 이해하면 좋겠다.
[14-15절] 보라, 그들은 초개[지푸라기] 같아서 불에 타리니 그 불꽃의 세력에서 스스로 구원치 못할 것이라. 이 불은 더웁게 할 숯불이 아니요 그 앞에 앉을 만한 불도 아니니라. 너의 근로(勤勞)하던[수고하던] 것들이 네게 이같이 되리니 너 어려서부터 너와 함께 무역하던 자들이 각기 소향(所向)대로[각기 자기 길로] 유리하고[떠돌며] 너를 구원할 자 없으리라.
우상숭배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의 날에 지푸라기같이 불탈 것이다. 그 불꽃의 세력에서 아무도 자신들을 구원하지 못할 것이다. 그 불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하는 불이 아니다. 그들이 수고한 것들이 그들 앞에서 다 불타버리고 헛되게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은 다 각기 떠돌며 방황할 것이다. 바벨론 나라를 구원할 자는 사람들 가운데도, 우상들 가운데도,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바벨론 나라의 멸망의 네 가지 원인들은 우리에게 교훈이 된다.
첫째로, 바벨론 사람들은 남을 긍휼히 여기지 않았다. 그들은 인정이 없었고 노인들에 대해 자비를 베풀 줄 몰랐다. 로마서 1:31은 무정한 것과 무자비한 것을 죄악의 목록에 포함하였다. 디모데후서 3:3은 말세에 고통하는 때의 특징들 중에 무정함을 포함했다. 우리는 무정한 자가 되지 말고 모든 사람들에 대해 긍휼과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 에베소서 4:32는, “서로 인자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고 교훈했다.
둘째로, 바벨론 사람들은 육체적, 관능적 쾌락에 빠져 있었다. 그것은 사람들을 향하신 조물주 하나님의 뜻을 벗어난 죄악된 일이었다. 하나님께서는 결혼제도를 주셨고 부부관계의 거룩함을 명하셨다. 출애굽기 20:14, “간음하지 말지니라.” 성적 문란은 이 명령을 어기는 죄악이다. 우리는 육체적 쾌락에 빠지지 말고 부부관계를 잘 지켜야 한다. 데살로니가전서 4:3-4, “하나님의 뜻은 이것이니 너희의 거룩함이라. 곧 음란을 버리고 각각 거룩함과 존귀함으로 자기의 아내 취할 줄을 알고.”
셋째로, 바벨론 사람들은 자만하며 자고했다. 그들은 자기가 최고이며 전부인 줄 알았다. 교만은 사람의 죄악들 중 매우 큰 죄악이다. 그것은 마귀의 죄악이다(딤전 3:6). 우리는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 성경에 계시된 중요한 생활 교훈의 하나는 겸손하라는 것이다(잠 16:18). 겸손은 주 예수님을 본받는 중요한 덕목이다. 주께서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말씀하셨다(마 11:29).
넷째로, 바벨론 사람들은 헛된 우상을 섬기며 의지했다. 그것이 그들의 부도덕의 원인이다. 하나님을 떠난 자들은 죄에 빠진다.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은 악을 멀리하는 것이며(잠 8:13), 사람은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악을 떠난다(잠 16:6). 우리는 하나님 대신 우상을 섬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현대적 우상인 돈과 육체적 쾌락도 사랑치 말아야 한다.
형람서원 고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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