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권 14장. 합리적 영혼(rational souls, anima rationalis)이 신, 마귀, 인간에게 있다고 말하는 부류(철학자)가 있다. 처소가 다른데, 신은 하늘에, 마귀는 공중에, 인간은 땅에 있다. 세 장소는 우등과 열등으로 나눈다. 플라톤은 시인과 극장 공연을 비난 하고 금지했는데, 전자는 허구이고 후자는 쾌락이며, 대상이 하늘의 신이 아니라 공중에 마귀라고 결론했기 때문이다.
마다우라의 플라톤주의자인 아풀레이우스(기원전 124?~179?)는 소크라테스의 대상이 신이 아니라 마귀였다고 주장했다. 아풀레이우스의 견해는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그가 제시한 정교한 마귀에 대한 제시는 눈여겨볼 만하다. 그 책에서 마귀는 외설스러운 일, 신들의 범죄행위, 외설스러움의 웃음, 잔인한 행위로 공포감 등을 조성하여 종교의식을 고취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15장. 그런데 인간들은 공중의 마귀들을 참된 종교로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마귀보다 더 선하고 덕있는 삶을 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신의 섭리가 인간이 마귀보다 더 월등한 삶을 사는 것으로 생각했고, 정결한 뒤에는 불멸상태를 기대했다. 그들은 낮은 수준의 혼에서 높은 수준으로 옮겨지는 것으로 생각했다. 또 높은 수준의 혼이 낮은 수준의 육체에 거한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 성육신의 발생은 기독교의 전유된 것이지만, 성육신적인 발상(신이 인간이 되는)은 이교도에게도 있었다.
16장. 그리고 아풀레이우스는 마귀들에게 인간의 영혼(animi)에 혼란을 선동을 받아(마귀들의 방법과 같이), 모욕에 화를 내며, 숭배와 제물(祭物)에 의해서 만족하며, 명예를 기뻐하고, 다양한 속죄의식을 즐거워하며, 누가 무시당하면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점치는 것, 예언과 꿈에 계시가 있다고 하며, 기적이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마귀를 동물적 본성(animal nature), 격정적 혼, 합리적 이성, 공간적 신체, 영원한 시간의 존재이며, 앞 세 가지는 인간과 공통이고, 넷째는 마귀의 전유이고, 다섯째는 신과 동일한 것으로 분류했다. 철학자들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마귀를 구분하면서 절대로 마귀에게는 숭배하는 의식을 거행하지 않았다.
17장. 마귀는 파토스(영혼의 격정)를 발생시킨다. 인간이 참된 종교라 하면서 마귀의 종교의 감정(any sentiment of religion to demon)으로 인간을 굴복시키는 광기(madness)가 얼마나 어리석은가? 진정한 종교는 분노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저항하라고 명령한다. 마귀는 제물(뇌물)에 영향을 받지만, 진정한 종교는 제물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격정적인 혼은 미움과 사랑을 구분하지만, 진정한 종교는 원수를 사랑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진정한 종교는 아풀레이우스가 주장한 종교의 요소인 불안, 격동 등을 버리라고 명령한다.
18장. 아풀레이우스는 마귀들에게 기도, 답변전달 등이 가능한 공중권세를 부여했다. 그것은 플라톤이 인간이 신과 교류하지 않음에 대한 계승이다. 즉 인간은 마귀와 사투를 하면서 신의 뜻을 부여받는다. 결국 마귀로부터 신의 신탁을 받는 꼴이 된다. 인간과 신의 중재자가 마귀가 되는 구조이다. 철학자의 최고의 스승인 플라톤이 제시한 것이다.
고경태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