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광주

[빛고을 칼럼] 김종남의 광주산책 - 망월동 5·18 묘지

형람서원 2006. 5. 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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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고을 칼럼] 김종남의 광주산책 - 망월동 5·18 묘지

 

 


 어느 원로 작가 한 사람은 "광주는 분화구(噴火口) 같다"라고 말한다. 국난이나 위기가 있을 때 마다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광주시민 정신을 칭송한 비유다.

 말 그대로 '광주'라는 단어는 독재와 불의를 물리치는 신비의 주문이었다. '의혈의 고장 빛고을'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5.18묘지'를 가보면 그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여기, / 5월의 풀뿌리 꽃넋들 누워/ 민주의 제단에 횃불로 타오른다/ 불의를 무찔러 정의의 칼이 되고/ 고운피 흘려 사랑의 꽃을 피운/ 그이름 영원한 자유의 불사조/--" 문병란 시인은 '찬란히 타오르는 오월의 불꽃'을 노래한다.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산 34번지, 5만여평의 땅에 조성된 '5.18묘지'. 1994년에 시작해 1997년 완공, 2002년에 국립묘지로 승격되었다. '민주의 문'을 들어서면 3천평 민주광장이 펼쳐지고 이어 '추념의 문', 좌우로 너르게 잘 가꿔진 소나무 숲들과 참배광장, 묘역앞에 40m 높이의 추모탑이 두손을 모으고 솟았다. 타원형 닭의 알 형상의 구슬을 두손으로 감싼듯한 탑신은 '오월 정신의 부활'을 상징한다.

 그러나 잘 가꿔지고 잘 다듬어진 소나무와 야생화들과 널찍한 광장에 둘러싸인 '국립5.18 묘지'가 전부가 아니다. 국립묘지가 광주정신의 무성한 잎과 꽃이라면 그 무성함을 받치고 있는 뿌리는 '망월묘지'다. 국립묘지 왼쪽끝 소롯길로 이어져 있는 5백여평의 '5.18 구묘지'. 1980년 5.18 때 주검들이 손수레나 청소차에 실려 부려졌던곳. 망월동 시립묘지 한구석편.

 지금은 마치 농촌의 폐가처럼 순례객들의 발길도 뜸하지만 국립묘지가 완공되기전까지 17여년간 해마다 오월이면 전국의 순례객들이 눈물을 뿌리며 참배를 줄지었던 곳이다. 오월정신의 발신지이자 구심점이다. 순례자들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가져온 돌들로 쌓은 '망월동 돌탑'도 그대로다.

 이제 '광주'는 문화예술의 중심도시로 재 탄생하고 있다. 문화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망월묘지에서 뻗어난 오월정신의 기가 문화수도의 열매로 승화한 것이다. 돌탑앞에 서서 두 손을 모은다. '오월정신이여 부활하소서. 광주를 문화수도로 부활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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