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원 교수 정년은퇴식
2007년 5월 31일 목요일 오전 11:25분에 총신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교수인 서철원 박사가 16년 반 동안 교수로 몸담았던 학교에서 은퇴하는 은퇴식이 있었다. 제자들인 신대원 학생들과 교수 및 내외빈들을 모신 가운데 거행된 은퇴식은 부총장 겸 신학대학원장인 심창섭 교수의 사회와 총신 운영이사장 안기영 목사의 설교로 진행된 예배는 53장을 합창한 후 김길성 교수의 대표기도와 최홍석 교수의 성경봉독, 양노전도사의 특송 후 교무처장인 김상훈 교수의 약력 보고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어서 제자인 문병호 교수의 논문 증정(논총헌정사)이 있었다. 계속해서 학교 대표, 교수대표, 신학대학원 총동창회, 신학대학원 원우회 순으로 정년퇴임하시는 서철원 박사에게 기념품 및 선물 증정이 있었다. 증경총회장인 김동권 목사의 축사와 김인환 총신대학교 총장의 격려사 서철원 교수의 퇴임사 순으로 진행됐다.
제자인 문병호 교수의 헌정사는 다음과 같다.
스승님께서 은퇴하신다고 하니 먼저는 업어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아쉬운 마음이 더욱 앞섭니다. 청랑한 음성 여전하시고 신학은 더욱 깊어지시는데 은퇴하신다고 하니 제자의 마음이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다만 잠시도 책을 놓지 않으시고 틈만 나면 기도 하시는 스승님의 모습이 여전하시리라 믿고 위로를 받습니다. 이번에 은퇴기념 논총을 편찬하면서 스승님께서 친히 작성하신 약력과 장문의 신앙고백적인 글을 거듭 읽으면서, 이제 첫걸음을 막 뗀 저로서는 스승님의 삶이 큰 산과 같이 느껴졌습니다.
스승님께서는 평생 개혁주의의 본류에 속한 신학을 하셨습니다. 철학에 정통하셨지만 오직 성경의 진리만으로 신학의 체계를 세우셨습니다. 강단에서는 오직 십자가만을 증거하셨습니다.
스승님께서는 충실히 듣는 신학을 하셨습니다. 쉽게 글을 쓰고 다작으로 박학을 가장하는 시대에 스승님께서는 글을 아끼시고 신학적 조예를 깊이 하시기에 힘쓰셨습니다. 서가에 꼽혀 있는 스승님의 책들은 일견 모양은 초라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 줄이라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심오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웃샘의 물은 적으나 지극히 맑은 법입니다.
스승님께서는 평생 제자들의 손을 잡아 주셨습니다. 스승님의 인사는 악수였습니다. 부족한 제자는 스승님으로부터 신학서론, 기독론, 교리사, 칸트신학 등의 과목을 수강할 기회를 가졌으며, 원우회장 시절에 스승님께 현대신학과 성령론에 관한 특강을 부탁해서 전체 학생들과 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스승님의 길을 인도해 오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이제 은퇴에 즈음해서 제자들을 중심으로 모인 “은퇴기념논총위원회”에서 작은 책을 헌정합니다. 이 책에는 우리 학교 교수님들을 포함한 서른여덟 분의 글들이 상제되었습니다. 특히 스승님께서 당신의 신학을 반추하시며 써신 신앙고백(CREDO)은 책 속의 작은 책과 같은 부분으로서 깊은 감동을 더합니다.
스승님께서 30년에 걸쳐서 가르치신 그 개혁신학이 한국교회에 큰 열매를 맺기를 간구합니다. 부디 날마다 더욱 강건하셔서 오랫동안 참 신학으로 후학들을 이끌어 주시길 원합니다.
하나님의 가없으신 은총이 스승님의 장도에 더하시길 기원하며 논총위원회를 대표해서 부족한 세자가 감히 소책자를 헌정합니다.
2007년 5월 31일 문병호 교수
서철원 박사의 퇴임사
25년의 가르침을 마감하며
바울은 옥중에서 그의 생을 마감하면서 승리의 개가를 불렀습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나는 25년간 신학을 가르쳤는데 마침이 아니라 시작해야 할 시작점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총선에서 16년 반 그리고 개혁신학교에서 약 9년을 가르칠 때 한번의 안식년 외에는 아무런 쉽도 없이 달음질쳤어도 신학교육에 성공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습니다. 16년의 가르침으로는 교단의 신학으로 정착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하였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20년 이상 25년은 가르쳐야 교단의 신학으로 정착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매 학기 벅차게 강의하였어도 가르친 신학이 학생들의 의식구조에 침잠하였다고 판정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기를 마칠 때마다 한탄을 해왔습니다. 신학을 익힐 수 있기 위해서 시험을 강화하고 학점취득을 강하게 하였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가르친 신학이 목사후보생들에게 용해될 수 있기 위해서 발버둥 친 것이었습니다.
신학을 바로 가르쳐서 한국의 강단이 복음을 선포하는 강단이 되기를 그렇게도 바랐습니다. 나는 해방되던 해부터 우리 합동측 교회에 출석하면서 60여년을 설교를 듣고 교회생활을 해왔습니다. 복음 선포가 그렇게도 목마르고 갈급했습니다. 그러나 복음 선포를 들으므로 해 갈함은 한국교회의 강단에서는 얻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교회생활 때문에도 복음을 힘 다해 가르치고 그 가르침 받은 신학이 강단에서 선포될 수 있기를 그렇게도 바랐습니다. 이런 까닭에 시험을 강화 하려고 하였습니다. 과제물도 학생들이 잘 익히므로 복음 선포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구라파에서 신학을 공부하므로 교회가 무너지는 현장에 서 있었습니다. 이이런 일이 한국에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특별히 내교회와 신학교에서는 이런 일은 결코 일어나면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바른 전통적인 신학을 가르치고 고수하는 교수요원들이 들어올 수 있기를 그렇게도 바랐습니다. 이 때문에 동료교수들의 원성도 샀다고 봅니다. 이제 이 일에 대해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더 이상 없다고 봅니다. 전통적인 신학의 고수와
신학의 고수와 교회부흥의 일은 남아있는 동료교수들의 몫이라고 봅니다. 주의 은혜로 한국교회 우리 합동측 교회가 전통적인 신학을 지켜 나갈 수 있기를 간원할 뿐입니다. 신학이 현대화되면 교회가 바로 무너지는 것임을 우리는 구라파 교회 특히 로마교회의 참상에서 잘 보고 있습니다. 주의 은혜에 부탁하고 나는 물러납니다.
이번 학기가 끝나면 나는 더 이상 가르칠 수 없게 됩니다. 아직도 젊고 힘이 있는데 중도에서 멈추어 서게 되었습니다. 주의 은혜로 잘 마치게 됨을 인하여 주께 감사합니다. 이렇게 은퇴예배를 해주어 명예롭게 물러나도록 배려해주신 김인환 총장님 과 교수회 에 감사합니다.
그간 16년간 함께 고락을 같이 하며 잘 가르치려고 애쓰신 여러 동료교수님들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여 노교수의 은퇴를 아쉬워하면서도 축하해주신 모든 학우들에게 감사합니다. 그간 내가 강의하는데 지장 없도록 힘써주신 여러 직원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은퇴예배에 참석해주신 내빈들에게도 감사합니다.
특별히 설교를 해주신 안기영 이사장님과 축사를 해주신 김동권 증경 이사장님, 그리고 격려사를 해주신 김인환 총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축도해 주신 박원규 목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주 안에서 여러분 모두 평안하시고 힘 다해 복음전파를 잘 수행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007년 5월 31일
서 철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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