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칼빈(John Calvin, 1509-1564)의 [기독교강요]의 라틴어 원제는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이고, 영어번역은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이다. '칼빈'은 영어식 발음이어서 우리나라 표준어 발음이 아니다. 표준어 발음은 '칼뱅'이다. 그러나 표준어 발음이 규정되기 전부터 널리 사용되어서 표준어 발음이 결정 후에도 이전 발음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존 칼빈으로 사용한다.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를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그리스도인 종교의 훈련" 혹은 연구 등으로 번역할 수 있다. 우리말로 번역한 한철하, 신복윤 등이 <기독교강요>로 번역해서, 그 어휘를 그대로 사용한다. 중국어에서는 <기독교요의: 基督教要义>라고 번역했다. 아마도 일본어 번역 キリスト教綱要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綱要(강요)는 "가장 중요한 요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필자는 칼빈의 Institutes of the Christian Religion는 어떤 요점을 주어 제시해서 설득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꾸준한 훈련교범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기독교강요>를 읽으면서 성경과 삶을 함께 읽으며 연구하며 살면서, 칼빈처럼 자기의 기독교강요를 만들어야 한다. 칼빈이 1534년에 회심했다고 추정하면, 1536년에 초판이 발간된 <기독교강요>는 수 차례를 증보하면서 우리가 읽고 있는 최종판(1559년)까지 이르렀다. 칼빈은 라틴어로 기독교강요를 집필했고, 프랑스어로 번역했다(1561년). 그리고 1564년에 주님의 부름을 받아, 이름없는 무덤에 장사되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를 읽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는 간결하고 용이하게 쓰여진 칼빈의 작품이다. 그런데 칼빈은 <기독교강요>를 강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칼빈은 <기독교강요>를 1536년에 쓴 뒤에 교회 사역과 주석 작업을 진행했다. 1541년에 <로마서 주석>을 발간하면서, 설교, 주석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는 읽는 책이기도 하지만, 함께 글을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는 최정호 박사의 <혼자신학하기> 저서를 근거로 신학프레임 만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자기 체계가 없다면 지식을 융합시킬 근거가 없다. 지식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체계가 있어야 한다. 반틸 박사(Cornelius Van Til, 1895–1987)는 현대신학의 거대한 쓰나미 앞에 "전제주의(Presuppositionalism)"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칼빈은 로마 카톨릭의 교황주의에서 벗어나 자기 체계를 1536년 <기독교강요> 초판에서 밝혔다. 초판은 사도신경, 십계명, 주기도문에 대한 해설이 주요했다. 우리는 칼빈의 <기독교강요> 최종판을 천천히 읽으려고 한다. 우리말로는 옛날 번역에서 기본번역인 신복윤, 한철하의 생명의말씀사 번역, 원광연의 CH북스 번역, 그리고 원어에서 번역한 고영민 박사의 번역과 문병호 박사의 번역이 있다.
<기독교강요>를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천천히 이해하면서 진행하려고 한다. 짧은 글을 쓰면서 천천히 읽으면서 이해를 시도해 본다. 그래서 그 이해가 되는 것을 재미라고 표현했다. 책(텍스트)을 쉽게 읽을 수 없고, 재미있게 읽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하게 시도한다. 책을 읽는 재미는 결코 쉽지 않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꾸준하게 연마하고 연마한다면 재미있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가 재미있게 읽는다면 경건한 그리스도인인 것을 의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는 병사에게 주어진 개인화기와 같다. 소설 <남부군>에서 빨치산들이 혹한의 환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관리한 것은 총기를 관리하는 기름이라고 했다. 칼빈의 <기독교강요>는 그리스도인에게 개인화기(병기)로 관리해야 한다. 그래서 즉각 격발되며 사용 중에 고장이 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고장이 나면 신속하게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그 훈련을 재미로 표현한다. 눈을 감고 총기를 분해수리하는 병사에게 분해수리는 직무이지만 즐거움도 될 것이다.
형람서원 고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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