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교회섬김

국화를 닮은 이 꽃은 ‘캐모마일'

형람서원 2006. 5.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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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은 허브향에 젖어…
[조선일보 2006-05-27 03:00]    

지리산 자락에 ‘웰빙 허브특구’
올 재배면적 28만평 넘어 2009년엔 300만평으로
차·향수등 7개社 연내입주 “허브의 모든 것 즐기세요”

[조선일보 김창곤기자]

지리산 바래봉 아래인 전북 남원시 운봉읍 용산리. 바람이 비탈논들에서 하얀 꽃물결을 일으키더니 마을로 진한 향기를 실어 보낸다. 농민들은 꽃송이를 따 바구니에 담고 있다. 국화를 닮은 이 꽃은 ‘캐모마일’. 허브식물의 하나로, 열흘 전부터 수확하고 있다. 꽃송이를 업체로 보내면 차, 입욕제(入浴製), 두통·불면증 치료제 등으로 가공된다. 농민 강경래(48)씨는 “작년 가을에 심어 수확기인 요즘은 매주 한 번씩 거두는데, 수입이 벼 농사의 갑절”이라고 했다.


 

캐모마일 농원 저편의 논들 역시 올해는 초화와 묘목들로 채워졌다. 로즈마리·라벤더·페퍼민트·백리향·감국·복수초…. 온갖 향을 뿜어내는 허브(Herb) 식물로, 80가지가 넘는다. 이 마을 장정갑씨(49)는 “작년에 논 900평에 애플민트를 길러본 뒤 자신이 생겼다”며 “올해는 5000평 가운데 700평만 벼농사 짓고, 나머지엔 애플민트·라벤더·로즈마리를 재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발 500m인 이 마을의 30가구는 올해 총 8만평에 허브식물을 심었다. 재작년 처음 재배했는데 이렇게 늘었다. 김종옥 이장(48)은 “허브 재배의 기본은 무농약”이라며 “벼농사보다 일손이 덜 들고 판로와 소득도 보장되기 때문에 마을 주 산업으로 삼았다”고 했다.


 

춘향(春香)의 도시 남원이 허브 향에 잠겨가고 있다. 허브 재배 면적이 재작년 3300평에서 작년 3만4000평, 그리고 올해 28만4000평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종류도 동·서양 허브에 한약재를 포함해 103종에 이른다. 지리산의 청정 고랭지 환경을 살린 것이다.


 

“웰빙 붐과 함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산업입니다. 지리산을 브랜드로 남원을 국내, 그리고 세계 허브산업의 허브(Hub·중심)로 가꾸려 합니다.”(최진영 남원시장)


 

남원시는 관광·휴양과 더불어 미래를 이끌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허브를 선택, 작년 9월 ‘지리산웰빙허브산업특구’로 지정받았다. 핵심은 허브밸리(Valley) 조성. 대단위 허브재배·가공단지와 테마파크, 그리고 지리산 자생환경식물공원 등으로 구성된다.

시는 우선 운봉 등 지리산 자락에 2009년까지 300만평의 허브재배단지를 조성, 허브가공업체와 재배농가들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미 향수·화장품·비누·차·식재료 등을 만드는 7개 업체가 1만1300평을 분양받아 연내 입주한다. 허브 테마파크는 바래봉 입구 2만8000평에 조성된다. 허브온실, 허브제품 판매관, 허브음식관, 향기치료관, 허브이벤트광장 등이 들어간다. 허브의 모든 것을 4계절 즐기게 하자는 것.


 

자생식물환경공원은 작년 착공됐다. 온실을 중심으로 3만5000평에 한국 특산 및 지리산 자생식물 1300가지를 19개 테마로 나눠 전시한다. 남원시는 허브단지 주변에 기업 연수촌, 스파랜드, 리조트, 실버 타운도 배치할 계획. 허브관광산업센터 양규상 소장은 “연구소도 차려 동·서양 허브와 자생식물 가운데 지리산에 적합한 작목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남원시는 재작년부터 매년 5월 춘향제에 맞춰 ‘세계허브산업엑스포’도 열고 있다. 허브산업의 현재·미래를 전하고, 생산자와 업체를 맺어주는 행사. 이달 초 열린 행사에는 13개국에서 참가했다.


 

(남원=김창곤기자 [ cgkim.chosun.com])

키워드

▶허브(Herb)식물 : 좋은 향과 유익한 성분을 지닌 식물. 꽃·씨앗·줄기·잎·뿌리 등 활용되는 부분은 저마다 다르다. 치료제, 요리 및 미용재료, 향료, 차, 염료, 방충제 등으로 쓰인다. 보통은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와 같은 서양 식물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인삼·쑥·고추·파·마늘·국화·창포 등도 허브식물로 분류된다. 지구상 식물 가운데 2500여 종을 현재 허브식물로 보며, 앞으로도 활용 여부에 따라 그 수가 더 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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