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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헌 칼럼]받은 것과 물든 것

형람서원 2025. 2. 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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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시간 안에서 존재한다. 인간의 삶은 과거 현재 미래의 연장선상에 놓여있다. 개인의 시작이 역사의 시작은 아니다. 태고부터 내려오는 시간의 한 부분에 걸쳐 살기에 현재만을 고집하며 과거 없이 살 수 없다. 그리고 현재로 삶이 종결되는 것도 아니다. 

역사의식은 중요하다. 역사의식은 역사를 존중하는 태도다. 역사적 관점이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회현상을 파악하고 변화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식을 역사의식이라고 한다. 역사의식을 가지면 시류의 흐름을 아는 역사적 감각이 생긴다. 

개인이나 세계의 모든 역사는 두 가지 기조 위에서 이루어진다. 곧 물려받은 것과 물들이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받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창조주의 천지창조 위에 인류역사가 시작되었다. 개인도 부모로부터 받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창조의 능력이 없기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 수 없다. 받은 것을 리모델링할 뿐이다. 그것의 행위가 색칠인데, 다른 말로 물들이는 것이다. 받은 것 위에 색으로 덧칠을 해서 입히고 또 입혀 수백, 수천 년이 지나면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보이지만, 벗겨보면 원래의 모습이 드러난다. 그것이 인간의 본성이요, 인류문화의 뿌리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은 한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받은 것이 무엇이고 어디서 받았는지, 수천 년의 역사에서 우리가 색칠한 것이 무엇인지를 안다면 이 말에 대해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물려받은 것을 무시할 수 없음을 알고 무엇으로 색칠을 할 것인지를 정해야한다. 개인의 삶에 어떤 물감으로 어떻게 물들일지는 인생의 과제다. 물려받은 것을 계승하기만 원한다면 전통적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새로운 것으로 물들여 살기를 원한다면 변형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전통과 퓨전(fusion)과 그리고 전혀 새로운 것처럼 덧칠한 것으로 세상은 온통 뒤 덥혀있다. 

그러나 성경은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 선언한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로 물들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물려받은 옛것은 버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우리 모두 선포하자. “보라 새것이 되었다!”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면서 새롭게 살아가자!

임동헌 목사(광주첨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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