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목사 수필

루터, Here I stand, 나는 여기에 있을 뿐입니다.

형람서원 2023. 10. 22. 23:34
728x90
반응형

1521년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는 더 이상 일반적인 사람이 될 수 없었습니다. 1521년 1월 4일 교황 레오 10세(Papa Leone X)는 루터의 출교를 공표했습니다. 1517년 10월 31일(11월 1일 만성전 하루 전날)에 비텐베르크 예배당 정문에 게시한 95개조 반박문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변론하지 못했고, 결국 권력과 다수의 세력으로 1521년 신성로마제국의 찰스 5세(Holy Roman Emperor Charles V)가 소집한 의회가 보름스에서 개최해서 루터에게 최종 경고를 했습니다. 루터는 보름스 회의장의 모습을 용처럼 보았다고 합니다. 그 소굴에서 자기 신앙을 굽히지 않고 버텼기 때문에, 개혁된 신앙이 보존될 수 있었습니다.

루터는 “Here I stand”, “나는 여기에 있을 뿐입니다”라고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즉 교회가 진리에서 이탈했고, 자기는 진리 편에 서있다고 웅변한 것입니다. “Hie stehe ich. Ich kan nicht anders. Gott helff mir. Amen”(나는 여기 서 있습니다(“Here I stand”). 나는 다른 어떤 것을 할 수 없습니다(I can do none other). 하나님께서 나를 도와주시기를. 아멘)

찰스 5세는 교황의 권고를 받아, 루터에게 요구하는 행위는 단 한가지, 개혁 사상을 부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루터가 황제의 권고를 받으면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루터는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루터는 성경 말씀에 근거해서 교회와 황제의 시정 명령을 따를 수 없었습니다. 보름스 회의 장에서 변론하는 루터는 이렇게 주장했다고 합니다. “성경의 증거나 명백한 이성에 의해 설복당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내가 교황이나 주교 회의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종종 잘못을 행하고 스스로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거룩한 말씀에 의해 나는 하나님 말씀과 양심에 사로잡혀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번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양심에 반하여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은 안전하지도 구원에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시여, 나를 도와주소서. 아멘!” 어떤 루터연구가는 루터가 제국의 의회를 나오면서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는 달리 행동할 수 없습니다”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루터가 나오면서 “드디어 (환란을) 통과했다”고 외쳤다고 합니다(추태화의 “보름스”에 대한 글을 정리함).

루터의 담대한 선언으로 루터는 로마 교회로부터 정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제국의 반역자로 낙인이 찍였습니다. 그러나 신성로마제국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Friedrich III, von Sachsen)가 루터를 보호하면서 종교개혁은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루터는 선제후의 보호 속에서 고립되어 있었지만 성경을 번역했습니다. 루터는 1522년까지 신약성경을 번역했고, 1534년까지 외경까지 번역했습니다. 루터의 독일어 성경 번역은 독일을 있게한 시작이 되었습니다.

보름스(Worms)는 프랑크푸르트와 하이델베르크와 연결된 도시입니다. 보름스에는 루터 광장이 있는데, 종교 개혁을 상징하는 기념 조형물이 있습니다. 조형물 중앙에 루터가 있고, 루터를 둘러싼 네 모퉁이에 네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그들은 루터 이전에 종교 개혁가로 활동한 프랑스의 피터 왈도(Peter Waldo, 1140~1218), 잉글랜드의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 1320~1384), 체코 보헤미아의 얀 후스(Jan Hus, 1370~1415), 이탈리아의 지롤라모 사보나롤라(Girolamo Savonarola, 1452~1498)입니다. 루터의 동상 바로 아래에 “Hier stehe ich, Ich kann nicht anders, Gott helfr mir, Amen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종교개혁은 평안한 골방에서 일어난 신학 운동이 아닙니다. 종교개혁가들이 생명을 걸고 진리를 외친 결과 형성된 가치입니다. 그 중에 루터의 선언은 1,000년의 움직임을 막고, 더 명확한 구원의 옛길을 복원시킨 개혁입니다. 루터는 오직 성경으로 교회의 부당한 가르침에 저항했습니다. 성경으로 자기를 설득해 달라고 권고했습니다. 그리고 성경과 함께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려고 했습니다. 비록 그 자리가 죽음의 자리일지라도 주님과 함께 서 있는, Here I stand, 주님과 함께 그 많은 대적자들과 서 있을 때에도, 믿음의 조상 야곱처럼 떨리고 떨렸지만, 주님과 함께 견뎌냈습니다. 여기에 서 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진리 편에서 세상 편으로 가려는 것도 주님께 붙들리면 어찌할 방도가 없을 것입니다. 루터는 성경 말씀에 사로 잡혔다고 고백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