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여인들이 착용한 히잡이나 유대인들이 쓴 키파를 보면 그들의 종교가 무엇인지 알 수 있듯이 프랑스 개신교인 중에서 누가 위그노의 후손들인지는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것은 그들이 ‘위그노 십자가’를 훈장처럼 달고 다니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집이나 사무실에는 어김없이 위그노 십자가가 달려있다. 위그노 십자가는 그 모양이 보통 십자가와는 다르다. 마치 프랑스 귀족들의 가슴에 달린 훈장과도 비슷하다. 장방형의 라틴 십자가에 익숙해서 정방형의 그리스 십자가 조차 낯설게 느끼곤 하는 나에게 위그노 십자가를 보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다.그 십자가는 그들의 신앙적 정체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그들이 그 십자가를 늘 곁에 두고 애지중지하는 것은 자신들의 신앙과 역사를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