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원 선교사 -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 복음화를 위해 우리를 기억하고 기도하며 후원하시는 여러분께,
어둠에 잠겨있던 끄이브(키예프) 외곽의 보르이스삘 국제공항에 비행기가 내리고 한참 있다가 사방에서 비추는 밝은 빛을 받으며 저와 제 아내는 어린 세 아들을 데리고 비행기에서 내렸습니다. 그때 하늘 아버지는 우리에게 자신의 눈 나라에 왔음을 알려주시기라도 하시려는 듯 하늘 가득 따뜻한 함박눈을 펑펑 뿌려주셨습니다. 그래서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사진기를 꺼냈더니 밑에 줄지어 서있던 단속원들이 그러지 못하도록 막아섰습니다. 얼마 전까지 공산주의 나라였다는 사실을 곧장 느끼고 바짝 긴장하며 우리는 큰 공항 구내 버스에 옮겨타고 공항 청사로 들어와서 지루하게 입국 수속을 하고 공항을 빠져나와 우크라이나(UKRAINE, УКРА____)의 수도인 끄이브(키예프)에 짐을 풀었습니다. 지난 2006년 2월 17일, 금요일 밤 10시 30분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6년 전 오늘, 저와 우리 가족은 그렇게 동유럽의 슬라브 사람들의 나라인 우크라이나에 입국한 것입니다.
동유럽에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쳐서 연일 영하 30도의 날씨가 이어져 우크라이나에서도 벌써 100명 정도가 추위에 사망했다고 하는 요즘 뉴스를 보면서 우리는 6년 전의 그때 일을 떠올립니다. 그해에도 몇 십 년만의 추위가 뒤늦게 닥쳐서 추위에 떨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변변한 겨울 외투도 없는데다가 털구두도 없이 한국산 랜드로바 부츠를 신고 우리는 정착을 하기 위해 동양인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우크라이나인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비집고 서울에서 2년 동안 배워온 러시아어로 소통하며 낯설은 우크라이나 거리를 걸어다녔습니다.
6년이 지난 오늘, 제 곁에는 사전을 옆에 두고 늘 우크라이나 텔레비전을 보며 우크라이나어를 공부하기에 우크라이나인들과의 의사소통에 그리 큰 문제가 없는 사랑하는 제 아내가 잠들어 있고, 우크라이나어 한 글자도 모르고 부모를 따라와서 공부한 이래 지금은 능숙한 우크라이나어로 우크라이나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듬직한 세 아들이 옆 방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아직 짧은 말이지만 우크라이나어로 예배를 인도하며 설교를 하는 저는 이렇게 잠못 이루고 우리를 위해 기도하며 후원하시는 여러분들을 그리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 교회의 교인이 많아졌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면 좋겠지만 우리 교회가 성장한다는 말씀은 아직 드릴 수 없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곁에는 지난 2010년에 저의 복음 전도를 받고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다 읽고 신앙을 고백한 라르이싸 흐르이호리브나(Лариса Григор____а) 선생님이 있고, 우리의 역사적인 개혁신앙에 동의하고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시는 씨렌꼬(С____нко) 목사님이 계십니다. 그리고 우리와 교제하는 아이들 학교의 몇몇 선생님이 손 닿는 곳에 계시고, 우리 아들들의 친구들이 학교에서 우리 아들들과 허물 없이 교제하며 우리집을 드나듭니다. 그러므로 멀지 않은 때에 우리 교회에서 그들과 같이 하나님께 예배하며 교리문답서들을 공부할 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저와 우리 가족은 그 일을 소망하며 날마다 주님께 기도하며 전도합니다.
중앙아시아의 이슬람권 나라들에서 일하셨던 어떤 선교사들의 고백에 따르면 선교하기가 가장 힘든 지역은 뜻밖에도 이슬람권 나라들이 아니라 정교회권의 나라들이라고 합니다. 천 년도 더 된 정교회 문화와 전통에 따라 사는 이들을 우리 구주의 복음으로 돌려놓기가 참으로 어렵다는 말입니다. 천 년도 더 된 찬란한 정교회 전통을 두 눈에 담고 안주하며 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마음을 주님이 아니면 그 누가 돌이킬 수 있을런지요. 그렇기에 어떤 분들은 우리가 우크라이나보다 복음 수납율이 더 높은 동남아시아에서 일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텐데, 솔직히 지금의 우리 후원금으로는 동남아시아나 다른 나라에서는 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에서는 선교사 자녀들의 교육비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매달마다 지출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우리 아들들이 우크라이나 국공립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은 후원금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6년 동안 이곳에서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저는 우크라이나어를 들으면 새들의 노래를 듣는 것 같아 마음이 기쁘기만 하여 이곳을 떠나기가 싫습니다. 바라기는 우리 주님께서 이 우크라이나인들 곁에 저를 제 생애 동안 남겨두시기를 바라고, 제 입에서 우크라이나어가 거침 없이 술술 나와서 이들을 능력있게 섬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고 그리운 후원자 여러분, 그리고 기도의 동역자 여러분, 우리를 위해서 더 열심히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십시오. 혹시라도 저를 모르시는 분들은 저의 우크라이나 선교 보고 영상을 보시면 고맙겠습니다(http://youtu.be/OMazO0G12sw). 여러분의 그 기도와 후원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우리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기도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 많지만 두 가지를 기록합니다.
첫째, 우크라이나 정부가 개신교회 선교사들의 입국 문제인 종교 비자나 거주 문제인 거주 등록 문제를 까다롭게는 다루더라도 결코 막지는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종교 비자는 어떤 외국 선교사들의 입국을 우크라이나 정부, 외무부가 허용하느냐 마느냐는 문제입니다. 그렇게 종교 비자를 받아서 우크라이나에 들어오면 그 다음은 우크라이나 정부, 내무부가 경찰청을 통해 우리의 거주 등록을 관장합니다. 물론 이 비자나 거주 등록의 문제는 3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에 다녀가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고 우리 같은 장기 거주자들에게 해당되는 일인데, 거주 등록 문제를 이민국이라 할 오비르(OVIR, ОВ___)에서 우리가 살 만큼 좀 여유롭게 해 주시기를 하나님께 꼭 빌어 주십시오.
둘째, 저의 후원금에 대한 문제입니다. 저는 몇 해 전부터 만원 후원 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저를 아시는 분들 가운데 저를 후원하지 않는 분들은 저에게 만원씩만 후원해 주십시오(http://changwon.tistory.com/190).
이 두 가지가 해마다 잘 해결되면 우리가 이곳에서 교회를 섬기며 어렵더라도 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후원자 여러분, 기도의 동역자 여러분, 여러분의 기도 시간에 꼭 우리를 위해 하나님께 간구해 주십시오. "또 나를 위하여 구할 것은 내게 말씀을 주사 나로 입을 벌려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하옵소서 할 것이니, 이 일을 위하여 내가 쇠사슬에 매인 사신이 된 것은 나로 이 일에 당연히 할 말을 담대히 하게 하려 하심이니라."(신약 성경, 에베소서 6: 19-20).
끝으로, 제 아내의 노래 한 곡을 들으실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기독지혜사에서 펴낸 시편찬송가 가운데 시편 4편을 노래한 유튜브 영상입니다. 제 사진기가 낡아서 잡음이 심하지만 제가 아주 사랑하는 노래입니다. 여러분 다 늘 우리 구주 안에서 강건하시고 주님의 말씀과 교리 안에서 자유를 누리며 사시기를 빕니다. 우리도 날마다 우리 기도 시간에 여러분을 기억합니다. 우리에 대한 더 궁금한 것들은 저의 블로그(http://cangwon.tistory.com)를 참고하시면 더 자세히 아실 수 있음을 알립니다. 눈에 덮인 혹한의 우크라이나에서 드립니다.
2012년 2월 17일(금), 우크라이나에서 고 창원 드림(http://changwon.tistory.com)
*동영상도 볼 수 있는
이 편지의 원문 보기: http://changwon.tistory.com/447
고 창원/ Mr. Changwon Goh / Чангвон ГО (우크라이나 거주 선교사)
001 380 67 898 8511(대한민국에서 전화하실 때/ Mobile Phone, To Ukraine)
067 898 8511(우크라이나 안에서의 직통 전화/ Mobile Phone, In Ukraine)
iamchangwon@yahoo.co.kr (이메일)
http://changwon.tistory.com (블로그)
http://youtube.com/changwon4u (유튜브)
2012년 2월 17일(금요일)/ on Friday, the 27th of February,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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