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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의학』 제 IV 권 화해론에 나타난 바르트의 기독론

형람서원 2006. 5. 24.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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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교의학』 제 IV 권 화해론에 나타난 바르트의 기독론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바르트의 신학은 철저히 '그리스도 중심적'이다. 신학을 위한 그의 인식론도 그리스도의 현실성에 지배를 받아 기독론적이고, 그의 하나님의 계시론도 그리스도의 계시로부터 출발하고, 선택과 창조, 계약과 창조의 관계도 기독론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져 있다. 그의 『교회교의학』제 I 권에 이미 기독론이 진술되어져 있다.1)

 그러나, 바르트의 기독론은 제 IV 권에 가장 체계적이고도 광범위한 형태로 나타나 있다.


2.2.1.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시는 하나님

화해의 교리는 바르트 신학의 중심이다. 모든 교리는 이와 관련되어 있다: "화해의 사역 안에서 완성되어진 계약이야말로 기독교 신앙의 중심적 주제이며 기독교 사랑의 근원이며 기독교의 소망의 내용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우 정확한 진술이 될 것이다."2)

그러나, 강조점은 믿음과 소망과 사랑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역에 주어진다. 화해교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에 대한 진술, 즉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God with us), 임마누엘(사7:14)에 관한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라는 사실부터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한다'라는 결과가 상응한다.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이라는 교리는 어떤 개념이나 관념이 아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한 이름과 연관되어져 있는 역사에 관한 교리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행위의 역사이며, 행위 안에 계신 하나님의 존재이며,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계약의 성취이며, 그는 '이스라엘과 전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의지의 종말적 실현'이다. 화해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친교의 성취이다. 따라서 화해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의 사역'이다. 바르트는 어떤 종류의 자연신학을 통해서도 화해를 알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은혜의 언약은 ... 자연신학의 결론이나 발견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 없이 또는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서는 우리는 하나님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3)


2.2.2.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된 인간

제13장 §58에서 바르트는 화해에 대한 교리의 개관을 보여준다. 이 항은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첫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에 대한 것이고, 세 번째 부분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중보자로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이다. 바르트는 화해론을 하나님과 인간의 양편으로부터 보고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새로운 인간성을 주셨다.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계약의 동반자가 되었다.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향하여 돌아섰다'는 말은 세 가지 의미를 내포한다. 첫째, 그것은 심판에 의해 버려짐을 당해야할 죄악된 인간이 실제로 하나님에 의하여 용서되어지고,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단지 의롭다라고 선포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롭게 만들어진다. 이것은 칭의의 교리 안에서 만들어진다. 옛 사람은 죽고 새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된다. 인간은 믿음 안에 '의롭게 됨'을 알 수 있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에로의 전환은 또한 인간이 하나님의 인도 아래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인간을 적이 아니라, 친구로 만드셨고,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와 집에서 하나님의 자녀의 자유를 받았다. 여기서 바르트는 성화(결)를 말한다. 성화는 모든 인간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의지와 요구를 인간이 사랑의 순종으로 이루어 드리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인간 존재는 또한 인간이 약속의 담지자로서의 삶을 사는 피조물인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칭의와 성화는 미래의 목적과 목표를 갖는다. 신약성서는 이것을 영생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매우 충만하고 깊으며 아직은 계시되지 않은 하나님과의 교제이며,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경배와 찬양이다. 인간은 이에 대한 소망 안에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부르심을 받는다. 이렇게 바르트는 인간의 칭의, 성화, 부르심의 교리를 해석하면서 기독교인의 실존을 믿음, 사랑, 소망으로 설명한다.


2.2.3. 하나님과 인간을 화해시키시는 그리스도

바르트는 하나님의 은혜의 측면과 인간 존재의 측면으로부터 화해를 논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리스도의 인격을 논한다. 화해하시는 하나님과 화해된 인간 사이에는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만 서 있다. 하나님도 인간도 주안에 계신 이 분,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유리되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그리스도 안에서 인간에로의 하나님의 돌아서심과 하나님께로의 인간의 돌아섬이 실제적이고 현실적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화해의 사건이다. 바르트는 그리스도의 인격에 관한 기독론과 그리스도의 세 직책 또는 사역에 관한 구원론 사이의 전통적인 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둘은 화해의 교리 안에서 그것들의 적절한 위치가 주어져야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며 참 인간(vere Deus vere homo)이다.4)

 그리고 그는 또한 참 하나님과-인간으로서 사역하신다. 이와 같은 통찰에 따라 바르트는 그의 기독론을 다음과 같은 삼중적 구조를 통하여 진술한다. 첫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참 인간과 관계를 맺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 인간을 위하여 일하시는 참 하나님이시다. 그는 인간이 되신 하나님 자신이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참 인간과 관계를 맺는다. 하나님과 세상의 화해가 한 인간 존재 안에서 일어난다. 그의 안에서 하나님께로 향한 인간의 전환은 실제적 사건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와는 다른 방식 안에서의 인간이다 ... 그러나 그는 또한 우리의 인간성과 전적으로 동일한 분이다."5)

 우리의 죄악된 인간성은 예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보는 것은 참 인간성이다. 세 번째, 예수 그리스도는 한 분 하나님-인간이다. 그는 한 특정한 인간으로서 하나님 아들이며, 하나님의 아들로서 한 특정한 인간이다. 그는 종이 되신 주님이시고, 주님이 된 종이다. 그는 화해하시는 하나님이며, 화해된 인간 둘 다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의 보증이다. 그는 구속의 진리를 보증하며 그것의 현실성이다.

바르트는 '교회교의학' 제IV권 2부에서 성육신의 교리를 언급하면서 시간 안에 있어서의 예수의 존재를 다룬다.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다. 창조주가 피조물이 되었다. 이는 기독교 신앙의 최대의 신비이다. 이 성육신의 의미는 네 가지이다. 첫째, 하나님이신 아들이 인간이 되셨다. 이것은 인간 쪽에서는 어떤 역할도 없는 철저한 하나님의 행위이다. 성육신은 인간의 가능성이 아니다. 하나님이신 아들이 성육신 행위의 주체이다. 둘째, 하나님의 아들이신 분이 인간 안에 존재한다. 그는 인간 그대로의 모습이 되셨다. 예수께서 말씀하실 때 하나님 자신이 말씀하시는 것이다. 이 인간 예수가 행동하고 고통당할 때, 하나님 자신이 행동하시고 고통당하신다. 이 이간이 승리할 때 하나님 자신이 승리한다. 하나님은 자신의 존재를 인간 예수의 존재가 되게 하신다. 아들의 인격(hypostasis, 즉 존재 양태) 안에서 신성과 인성이 연합된다. 바르트는 여기서 위격의 연합, 즉 한 인격 안에서의 두 본성의 연합을 논한다. 셋째, 한 인격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신성과 인성이 연합되어졌다. 신성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 아버지와 공통적으로 가지신 것이고, 인성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른 모든 인간들과 공통적으로 소유하신 것이다. 물론 개념적 정의에 따르면 인성과 신성은 연합될 수 없다. 그러나, 이 일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일어났다. 어떤 독립적인 논리로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오직 예수에게서 일어난 현실이다. 이 점에서 바르트는 칼세돈 기독론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넷째, 하나님의 아들은 인간 본성을 자기 자신에게까지 고양시켰다. 하나님은 인간 본성을 자신의 본성과 연합시키신다. 이 일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 일어났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새로운, 참된 인성이 존재한다. 인간 본질이 신성화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인간 본질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들리어져 하나님 편으로 고양되어졌다.


2.2.5. 왕적 인간이신 예수의 말씀과 사역

바르트는 '왕적 인간'이라는 표제 아래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을 논한다. 여기서 그는 그리스도의 '왕적 직능'을 다룬다. 그리스도에게서 그 자신이 곧 하나님의 주권이요 나라이다. 바르트는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에는 흥미가 없다. 그는 우리가 교회의 '닫혀진 원' 안으로부터 그리스도의 인격에 대한 증인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우리는 부활 안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자기 계시에 근거를 두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리스도는 주님으로서 다른 사람들 가운데 있었으며, 왕적인 인간으로서 그 분 안에 하나님 나라가 현존해 있었다. 바르트는 예수께서 말씀하시고 행하신 모든 일은 하나님의 뜻과 사역과 상응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간적 관점에서 보면 성공적인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 반대로 그는 배척당하고 멸시당하는 하나님의 운명을 나누어 가졌다. 하나님의 나라는 모든 인간의 왕국들에 대한 반명제로서 존재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예수는 인간들을 대적하는 분이 아니라, 그들을 위하여 오신 분이다. 예수는 세상과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예'를 반영한다.

바르트는 예수의 생애를 다루면서 예수의 삶과 행동은 곧 그의 말씀이라고 한다. 그것은 하나님의 왕적 통치에 관한 왕적 인간의 왕적 말씀이다. 화해의 말씀으로서 예수의 말씀은 세 가지 측면을 지니는데, 첫째로, 예수는 복음을 전했다. 둘째로, 그는 좋은 소식, 복음의 메신저였다. 셋째, 그는 하나님의 전령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그의 이적행위들 역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낸다. 그것들은 케리그마를 현실화한다.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나라의 현존은 예수의 기적들 안에서 계시되었다. 바르트는 예수께서 나사로를 살리시고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라고 하신 말씀을 죽음의 영역과 권세를 향하여 하신 선포라고 해석한다. 여기서 시제는 현재와 미래 모두이며, 이 말씀은 선언적(indicative)이며, 동시에 명령적(imperative)이다.6)



각주/미주


1) 윤철호, 예수 그리스도, (상), (하), 한국장로교출판사 1988. 83.

2) Ibid., p. 83.

3) Ibid., p. 84.

4) Ibid., p. 87.

5) Ibid., p. 88-90

6) Ibid., p.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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