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이야기
방귀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생리현상이다. 그러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생리적인 현상은 상황을 복잡하고 당황스럽게도 만든다. 그리고 이러한 생리적 현상은 내부의 소리이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하게 된다.
방귀란 장 속에 있는 공기가 항문을 통해 빠져나오는 현상이다. 몸 속에서는 끊임없이 가스가 들어오고, 생성되고, 소모되며, 몸 밖으로 나가는 현상이 반복된다. 평소에 소장과 대장에는 평균 2백mL의 가스가 남아 있다.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는 중 하루에 평균 13번 가량 방귀를 뀐다. 전체 가스 방출량은 적게는 2백mL, 많게는 1천5백mL에 이른다. 장 속의 가스는 대부분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가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색무취의 기체다.
그렇다면 방귀 냄새가 고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 기체는 왜 생길까?
장에 생기는 가스의 일부는 위로부터 찾아든다. 위 안의 공기는 주로 음식물을 삼킬 때 생긴다. 음식물을 한번 삼킬 때마다 수mL의 공기가 위 안으로 들어온다. 이 공기는 대부분 '꺼억' 하고 트림할 때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되고, 일부만이 장으로 내려가 항문을 통해 나간다.
대부분의 방귀는 대장에서 만들어지고 발생한다.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온 여러 가지 음식물이 대장 내에 살고 있는 여러 가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방귀가 생긴다. 대장에서 생기는 가스 중에서 가장 많은 것은 수소다. 수소는 주로 음식물이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을 때 장 내 세균이 음식물을 발효시킴으로써 발생한다. 이들이 대장에서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수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또 세균이 수소를 소모시킨 것도 있다. 그러므로 가스양-방귀의 양-은 세균의 숫자에 따라 다르다. 수소를 소모하는 세균은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메탄가스를 만들어낸다. 메탄가스는 대변에 쉽게 포함된다. 그래서 메탄가스를 많이 만드는 세균이 장에 많으면 대변이 가벼워져 물에 둥둥 뜨게 된다.
방귀냄새는 건강과 별 관계가 없다. 냄새가 강하다는 것은 유황성분이 많다는 것이다.
방귀의 냄새나는 성분이 향수에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가지 냄새라도 농도가 달라지면 느낌이 다른데, 똥냄새의 주범인 스카톨과 인돌이 그러하다. 이들은 인체의 장내 가스에 의해 생성되는 악취로 알려져 있지만, 농도가 낮을 경우 자스민 향기를 내기 때문에 향수의 위력에 기여한다.
방귀 소리는 배출되는 가스의 양이나 압력,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 등 가스 배출통로에 영향을 주는 항문 주위의 해부학적 이상에 의해 결정된다. 같은 힘을 줄 때 통로가 좁을수록 소리는 크게 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유난히 '밀어내는' 힘이 크거나 치질로 인해 통로가 부분적으로 막힌 사람의 경우 남보다 방귀 소리가 크게 날 것이다.
방귀의 횟수는 건강과 특별한 연관은 없다. 몸은 건강하지만 방귀를 많이 뀌는 사람은 가스를 많이 만드는 유당, 전분, 콩 종류와 같이 장에서 분해가 잘 안되는 음식을 적게 먹으면 방귀의 양을 줄일 수 있다. ※ 방귀를 많이 만드는 대표적인 음식물 : 우유, 유제품, 콩 종류, 감자, 양파, 샐러리, 당근, 양배추, 건포도, 바나나, 살구, 자두, 감귤, 사과, 밀가루, 빵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