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의회 선거 결과와 문화막시즘의 퇴조 I
독일에서는 2024년 6월에 거행된 유럽의회 선거에 34개 정당에서 후보가 출마했다. 선거 결과 14개 정당이 의원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나머지 20개 정당은 1명도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 지역에서 우파/ 우파포퓰리스트/ 극우(?)가 승리를 거두었다. 이 선거 결과를 분석해보고, 이것이 앞으로 유럽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는지와, 한국인이 유럽에서 살아가는데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간단하게 생각해본다. (득표율을 나타낼 때 0.1-0.2%는 내리거나 올렸다).
I. 독일
집권당(연정)의 패배
숄츠 총리의 SPD(사민당)는 14%, 녹색당은 12%, FDP는 5%로서 집권당은 도합 31%를 얻었다. 이로써 사민당은 독일에 할당된 총 96석에서 14석을 차지하고(-2석), 녹색당은 12석을 얻었으며(-9석), 자민당은 5석 그대로이다. 집권정당은 총 11석을 잃어 크게 패배했다. 특히 녹색당은 참패했다.
야당의 승리
CDU는 30%(1,1% 증가), AfD(대안당)는 16%, BSW는 6%, Die Linke(좌파당)는 2,7%를 차지했다. 이로써 CDU는 전과 같이 29석을 얻었고, AfD는 15석(+4), 몇달 전에 창당한 BSW는 일거에 6석을, Die Linke는 3석(-2)을 얻었다.
작은 정당들의 성장
그 외에 작은 정당들이 대체로 조금 성장했다. 외회에 진출한 7개의 군소정당은 FW는 3석(+1), Volt는 3석(+2), Die Partei는 2석(0), , 그리고 지난 번과 같이 모두 1석을 얻은 정당으로는 동물보호당, ÖDP(환경당), Familie당이며, PdF(진보당)은 처음으로 1명을 의회로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해적당(Piraten)은 1명 있는 의원마저도 탈락했다.
해석과 전망: 문화막시즘의 퇴조
많은 좌파 지지자들이 우파포퓰리스트로 넘어간 것은 좀 이상하지만, 이것은 유럽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2019년에 사민당(집권당)을 지지했던 570,000명이 대안당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도 좌파 지지자가 대량으로 넘어간 결과 대안당이 집권당을 오히려 2%를 넘어섰다. 집권당이 너무나 지지를 잃어 야당인 CDU, AfD, BSW가 조기 총선을 요구했으나 숄츠 총리는 거부했다. 어쨌든 여당(좌파)에게는 9월에 있을 3개 주의 지방선거(작센, 튀링엔, 브란덴부르크)에 짙은 그림자가 내렸다. 3개 주에서 모두 대안당이 3개의 집권당을 합친 것보다 훨씬 지지도가 높다. 그러므로 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인 CDU까지도 대안당을 극우로 몰아세우고 있으며, 서서히 BSW도 여기에 합세하고 있다. 그러므로 독일 국내정치는 9월까지는 모든 정당이 계속 대안당을 공격하는 데에 집중할 것이다. 그러면 BSW가 대안당을 앞지를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분명해진 것은 문화막시즘의 퇴조이다. 문화막시즘(네오막시즘)은 68혁명을 정신적으로 이끌었고, 이들의 기수들이 정치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 언론 방면에 침투하여 독일 사회 전체를 완전히 뒤엎자는 사상이다. 이들에게는 이것만이 독일을 살리고 전 세계를 구원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필자의 저서를 참조하기 바란다: 호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 해설 | 송다니엘 - 교보문고 (kyobobook.co.kr)
이들이 1980년에 녹색정당을 설립하여 세력을 기르고 사민당과 연정을 통해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자신의 이념을 국가 정책에 그대로 반영하고 교육개정을 통해 킨더가르텐에서부터 아이들을 세뇌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오늘날의 독일과 독일사람은 내가 1980년 초에 와서 겪어서 알고 있는 독일/ 독일사람과 상당히 다르다.
어린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불안감을 조성하여 청소년들의 거의 반 수가 지구와 인류를 구하고자 녹색당을 지지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Friday for Future와 이를 넘어서서 극좌 세력인 „마지막 세대“가 사회에 큰 이슈를 만들었다. 이 기운을 타고 녹색당의 노력으로 유럽의회 선거권이 18세에서 16세로 낮추어지고, 지방선거도 부분적으로 16세로 낮추어졌다. 곧 총선연령도 낮추어질 기세이다. 이렇게 독일은 완전이 문화막시스트의 손아귀에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매우 특징적인 것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16%가 대안당에 표를 던진 것이다. 선거 바로 전에는 여론 조사 청소년 결과 22%가 대안당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왔다. 바로 그 후부터, 그리고 오래 1월부터 부터 강도를 높여 비난하고 여론몰이로 대안당을 파괴하고자 한 결과 지지도가 상당히 떨어졌음에도 16%가 나온 것이다. 이것은 문화막시즘으로 사회 전체를 이데올로기화 시킨 것이 더는 먹히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권위를 철폐하고, 기독교를 없애고, 사람들의 생각을 에로틱하게 만들고, 학교 수업을 매우 쉽게 만들어 누구나 졸업할 수 있게 하고, 놀이문화를 확대하고, 워키즘, 모슬렘 문화와 독일 문화를 섞어 독일 종족을 변화시킨다는 등, 이러한 정책이 그럴듯하고 가능한 것 같지만, 이제 젊은이들이 국가가 경제적으로 몰락해가는 것과 사회가 불안해지는 것을 체감하고, 이 모든 짐이 자기들에게 떨어져서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게 된다는 불안감에 빠진 것이다. 지금 독일 시내나 소도시의 시내를 돌아다니면, 문을 닫은 가계가 너무나 많다. 많은 기업이 가중한 환경규제법으로 도산하거나 외국으로 빠져나간다. 청소년들이 대체로 독일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으며 이것이 선거에 반영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BSW(Bündnis Sarah Wagenknecht)가 태동한 것은 사회학적으로 상당히 흥미가 있다. 바겐크네히트는 독일공산당의 원조인 로자 룩셈부르크를 연상하게 하는 빨간 공산당이다. 그녀는 과거에 빨간색 옷을 자주 입었다. 그녀는 불과 몇 달 전에 현 독일의 좌파당(die Linke)으로부터 분리했는데, 좌파당은 동독 공산당(SED)의 후신이다. 그녀는 좌파당이 워키즘(Wokeism)을 수용하는 등, 문화막시즘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 순수한 공산당을 지키고자 좌파당을 떠나 창당을 했는데, 창당하자마자 전국적으로 5-7%의 지지율을 얻은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좌파가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자를 돌보는 대신 이와는 전혀 다른 이념적인 문제에 매달리고, 심지어 네오리버럴리즘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전통 좌파들이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막시즘을 반대하는 측은 우파이다. 그렇다면 이 당은 좌파이면서도 동시에 우파라는 이상한 당이 되었다. 바로 이것이 며칠 전에 CDU 당수 메르츠가 BSW는 어떨 때는 극좌이고, 어떨 때는 극우라고 비난한 배경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 비난은 바로 메르츠 자기에게도 해당한다. 워키즘, 젠더주의는 네오막시즘에서 나온 것, 즉 극좌들의 것인데, 이것이 자기 당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을 그는 막을 능력이 없다. 만약 그가 이것을 반대한다면, 당 내부의 큰 좌파세력으로써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다니엘 귄터와 뷔스트에게 자리를 빼앗길 위험이 있다.
또한 그는 네오 리버럴리스트로서 이것은 우파의 한 위험한 변종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니 아이러니칼하게도 일부 구 공산당들이 기독교인과 함께 젠더주의에 대항하여 싸우기도 한다. 페미니스트들도 마찬가지이다. 기독교 성윤리를 맹렬히 비판하던 극렬 페미니스트들이 이제는 기독교도와 대화도 한다. 페미니스트는 원래 여권신장과 레즈비언의 권리를 위해 싸웠는데, 이제는 문화막시스트들에 의해 자기들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지금 독일에는 정계뿐만 아니라 큰 기업체까지도 여성 할당제가 있다. 과거에 남성 전유물이었던 곳을 거의 여성이 쓸다시피한 곳도 있다. 그러나 문화막시즘을 등에 업은 젠더주의가 남녀구분을 없애고, 좌파 정부가 성적자결권을 통과시킨 후에 아무나 성별을 거의 임의로 바꿀 수 있게 함으로써, 남자가 여자에게 할당된 권리를 침해하는 현상이 생긴 것이다.
예를 들면, 남자인 녹색당 마르쿠스 간세라가 갑자기 자기가 여성이라고 선언하고 여성에게 할당된 비례대표 의원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남성이 여성의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는 아직도 공식적으로 성별이 남성이다. 이렇게 자기 선언에 따라 성별을 바꾸는 것이 녹색당에서 허용되었다. 이에 페미들이 반대하여 자기 권리를 방어하기 위해 들고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를 들면 여성 동성애자 잡지 Emma 창간인이며 절대적인 명사인 Alice Schwarzer가 젠더주의에 반대하고 나섰다. 그녀는 그간 끈질기게 보수측의 의견을 비판하던 사람이었으며, 여권운동, 동성연애의 아이컨이었다. 그녀는 바겐크네히트와 함께 젠더주의, 워키즘을 반대하는 책도 집필하여 이것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것이 젠더주의 이론적 배경을 제공한 문화막시즘이 자체 모순에 부딪혀 쇠락해가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민주주의에서는 좌파와 우파가 공존해야 균형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공산당은 일당독재를 추구하여 민주주의를 말살하므로 공산당은 민주사회의 적이며, 문화막시즘도 공산당 일당독재를 목표로 하므로 우리가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건전한 좌파도 있으므로 정당정치에서 좌파가 필요하다. 좌파를 선택하든 우파를 선택하든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좌파 정부를 떠나 우파 포퓰리스트를 지지하는 이유는, 일단 좌파가 순수 좌파가 아니라 문화막시즘을 추구하기 때문이며, 우파로 가고 싶어도 전통적 우파가 사라져가고, 그나마 포퓰리스트가 이들을 대신하므로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선동을 당하여 녹색당을 지지했으나, 너무나 무리하고 대책 없는 환경 정책으로 인해 경제폭망과 외국인 대량유입정책으로 사회가 대단히 불안해졌으며, 이들을 위해 천문학 숫자의 돈이 들어가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고, 이 모든 문제를 몇 년 후에는 모두 덮어써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어떤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당장에 닥칠 당면문제이다. 이들은 문화막시즘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관심도 별로 없다. 단지 이들은 자기 생존에 피부로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가 이렇게 너무나 현실성이 없는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이데올로기가 모든 정부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정부 결정이 실제를 무시한, 현실성이 전혀 없고 국가 존속이 위험한 정책을 그들의 이념에 따라 계속 진행한다면, 그 국가는 멸망할 것이다. 오늘날 환경문제를 걱정하지 않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서민 사정이나 경제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고 일거에 현존하는 시스템을 무너트린다면, 그런 국가는 오래 가지 못한다.
모슬렘 대량 이주 정책으로 무섭게 독일 흔들기를 하는 문화막시스트 녹색당/ 사민당 문화좌파들의 쇠퇴는 계속되는 이주민들의 살인/ 칼부림 사건으로 가속되는 듯하다. 유럽의회 선거 바로 전에 경찰이 아프간 사람에 의해 살해되자, 숄츠 수상이 살인자들을 아프간으로 쫓아내자는 식을 발언을 했고, 의회에서 사민당 의원이 이것을 구체적으로 끄집어내자 녹색당 대표가 이에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들은 항상 무서운 원리주의에 입각해서 생각한다. 자국민이 어떻게 되든 간에 살인자의 인권에 더욱 집중한다. 이제 이들은 선거에서도 패하고, 또 이와 같은 사건이 짧은 기간 내에 반복하여 일어나면서 이들의 입지가 줄어들었다.
독일에서 좌파와 우파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는 때가 곧 오기를 기대한다.
첨가:
독일 정치사에서 볼 때 좌파들이 이룩한 공헌들도 많다. 사민당 빌리 브란트가 이룬 업적은 셀 수도 없이 많다. 학생지원 장학금인 바펙도 그의 정부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오늘날의 통독에는 그의 노력도 한몫한다.
사민당 슈뢰더 총리는 Agenda 2010으로 당시 경제침체를 모면했다. 그런데 사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파적 정책이다. 이것은 슈뢰더가 국가를 위해 좌파 이념을 따르지 않고 현실을 중시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한다.
이들 건전한 좌파는 공산독재를 주장하거나 어떤 이데올로기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내에서, 그리고 사회적 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 내에서 움직이므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파의 Korrektiv로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좌파에는 골수 네오막시스트가 많이 있다. 이들은 민생에 관심이 없다. 이들의 탁월한 전술과 전략으로 비록 이들이 소수이지만, 국가 전체를 흔들고 있다. 이에 많은 좌파들이 이들에게 넘어갔으므로 진짜 좌파인 사라 바겐크네히트가 창당을 하게 이르렀다.
우파인 CDU의 절반 이상이 이에 동조한다. 이들은 미국의 RINO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