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종속주의(EFS) 삼위일체 논쟁
정통 삼위일체 교리/매튜 바렛/전의우/생명의말씀사/형람서원 고경태
필자는 “기독론과 삼위일체”에 대해서 깊은 관심이 있다. 그래서 “기독론(그리스도론)이나 삼위일체” 제목으로 책을 보면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우연하게 인터넷에서 <정통 삼위일체 교리>라는 제목만 보고서 책을 구입했다. 다른 삼위일체 관련 도서는 진부한 내용이기 때문에 유사한 책으로 보고 책상 머리에 놓고 상당 기간 방치해 놓았다. 그래도 책상 머리에 놓인 책이기 때문에 표지도 보고 내용도 띄엄띄엄 보았다.
먼저 책 표지의 제목을 보편서 조금은 웃었다. 우리말 번역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어휘로 번역해 놓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목은 Simply Trinity: The Unmanipulated Father, Son, and Spirit(2021년)이다. 그대로 번역하면 “단순한 삼위일체, 조작되지 않은 아버지, 아들 그리고 성령”이다. 그런데 번역된 제목은 <정통 삼위일체 교리>로 출판되었다. 저자인 매튜 바렛(Matthew Barrett)은 침례교 사역자인데 정통 신학에 근거한 사유 체계를 수행하고 있다. 침례교는 성경본문에 충실한 사례가 많은데, 정통 신학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사역자라 특이한 모습이다. 그것은 진리관에서 “진리의 불변성과 절대성”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매튜 바렛은 <정통 삼위일체 교리>에서 브루스 웨어(Bruce A. Ware)의 견해를 비평하고 있다. 두 사람의 책은 우리 출판계에서 번역되어 소개되고 있다. 바렛과 웨어가 어떻게 대립을 이루고 있는지는 잘 알 수 없지만, 삼위일체에서 다른 견해를 가지는 것은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매튜 바렛의 저서는 <무한, 영원, 완전>, <오직 하나님의 말씀> 부흥과개혁사, <종교개혁신학>, 생명의말씀사, <구원에 관한 40가지 질문> 아가페 등이다. 부르스 웨어의 저작은 <더 큰 하나님의 영광>, <선택이란 무엇인가?> 부흥과개혁사이다.
바렛은 웨인 그루뎀과 브루스 웨어의 삼위일체 이해가 “정통 삼위일체와 같지 않음”을 재미있고(타임머신 드로리안) 심각하게 비평하고 있다. 매튜 바렛은 웨인 그루뎀과 브루스 웨어의 삼위일체 이해가 “영원 기능적 종속주의(Eternal functional subordination or submission. 영원한 기능적 종속주의. 약어 EFS)”라고 제시했다. EFS debate(EFS 논쟁, 2016년)이라고 한다. 매튜 바렛은 EFS 견해를 “조작된 삼위일체(manipulated Trinity)”로 평가하며, “조작되지 않은(Unmanipulated) 삼위일체”을 변호한 것이다. 종속주의 변형으로 평가하며, 반(半) 아리우스주의로 평가했다.
매튜 바렛의 <정통 삼위일체 교리>는 325년 니케야 공의회와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를 간략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교리를 조작되지 않는 절대 가치로 명확하게 세우고, 그 교리에 벗어난 것으로 보이는 EFS를 조작된 삼위일체로 규정한 것이다. 그런데 325년 니케야 신경과 381년 콘스탄티노플 신경을 본문에 개제한 것은 좋은데, 381년 콘스탄티노플 신경을 니케야 신경으로 표기한 것은 아쉽다. 바렛은 325년 니케야 신경의 반복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381년 콘스탄티노플 신경이지만 니케야 결정을 강조하기 위해서 니케야 신경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81년 콘스탄티노플 신경은 콘스탄티노플 신경이고, 325년 니케야 신경은 니케야 신경이다. 그래서 공교회의 문서의 절대성을 부각시킬 수 있다. 바렛은 325년 니케야 신경의 절대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인데, 381년 콘스탄티노플 신경을 콘스탄티노플 신경으로 해야 삼위일체 교리의 절대성이 강조된다. 그것은 교리 결정이 인간적이지 않음을 증명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매튜 바렛은 침례교 사역자이기 때문에 장로파 사역자와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바렛은 매우 명확하게 정통신학의 절대성을 견지한 가치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의 문장은 간명한 문체이다. 그래서 독자들이 조금은 딱딱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의미는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내용 사이에 개념을 정확하게 세워줌으로 신학을 궁금하게 생각하는 독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바렛의 <정통 삼위일체 교리>는 고대 신학에서 현대 신학까지 연결하기 때문에 매우 좋은 관점이다. <정통 삼위일체 교리>에는 없지만, 웨인 그루뎀(Wayne Grudem)이 영원 기능적 종속주의(EFS)에 챨스 핫지(Carl F. H. Henry, Jonathan Edwards, Charles Riley, Charles Hodge)도 포함시킨 것은 가벼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매튜 바렛은 이 거대한 파도에 담대하게 조작되지 않은 삼위일체로 서 있다. 원제처럼 ‘정통(Orthodoxy)’이란 가치가 아니라 “단순한 삼위일체(simply Trinity)”로 “조작된 삼위일체(manipulated Trinity)”의 파도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종속주의 삼위일체에 대해서 어거스틴이나 토마스 아퀴나스도 범주화되고 있을만큼 가벼운 문제는 아니다.
바렛은 칼 바르트의 삼위일체에 대해서 정확하게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칼 바르트의 삼위일체에 대해서 몰트만이 사벨리안주의(양태론)라고 평가한 것을 제시했다. 사벨리안주의나 종속주의는 유사하다. 바르트는 자신의 견해가 양태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종속주의는 벗어나지 못한다. 바렛은 그 부분을 명확하게 세우지 않고, 몰트만의 삼위일체 이해는 사회적 삼위일체(social trinitarianism)로 진행한다고 밝힌다. 몰트만과 볼프의 삼위일체인 사회적 삼위일체도 종속주의의 한 양태로 제시했다. 바렛은 종속주의의 효시를 아리우스로 규정한다.
기독교 이단의 양대축은 종속주의와 양자론이다. 두 이론 모두 삼위일체를 거부하는 체계인데, 바렛은 종속주의 다양한 변이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정통 삼위일체 교리를 조작해서 나온 조작된 삼위일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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