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골 기질의 방동사니
공학섭 목사. 순천대대교회
반골 기질의 방동사니
저항하는 성향을 가진 자를 향해 반골 기질이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인 의미로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원칙주의자에게 적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기득권을 가진 자들에게는 그들이 눈엣가시처럼 불편하겠지만, 그런 자들이 있기에 역사는 전진한다.
풀들은 대부분 반골 기질이 있다. 끈질김과 저항정신이 가득하다. 식물들의 세포 압력은 5~10 정도다. 자동차 타이어의 압력이 2 정도이니 대단한 힘이다. 그런 정도의 힘이면 아스팔트를 뚫을 수 있다.
식물의 세포가 이만한 압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물 때문이다. 식물은 흙에서 물을 받아 마셔야 한다. 흙은 물을 꽉 끌어안고 있다. 이런 흙에서 물을 빼앗아 오려면 상당한 힘이 필요하다. 수분이 적은 건조한 지역에 사는 식물은 더욱 강한 압력을 가졌다.
방동사니에 그런 힘이 있다. 방동사니는 땅속에 덩이뿌리를 갖고 있고 거기로부터 싹을 틔우고 그것을 뚫고 나오려고 몸부림을 친다. 마침내 갇혀 있던 방동사니는 아스팔트 뚫고 땅 위로 솟아오른다.
일단 갇혔던 곳에서 넘어서기만 하면 그간 방동사니를 괴롭히던 환경이 방동사니의 편이 된다. 두텁게 가로막던 아스팔트가 이번에는 방동사니를 보호해 주는 단단한 갑옷이 되어준다.
“힘 있는 수리는 발톱을 숨긴다.”라는 말이 있듯이 방동사니는 겉은 얼마든지 쥐어뜯길 수 있으나 지하에 있는 뿌리는 안전하다. 땅속에서 게릴라전을 펴면서 암약을 한다. 방동사니 힘의 원천은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추어져 있다.
진짜 힘 있는 자는 자기과시를 하지 않는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진 예수님은 아무런 힘이 없는 자처럼 대적자들에게 자신을 내어주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대적을 물리칠 힘만 아니라,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고, 죽은 자를 살려낼 힘을 가지신 전능한 하나님이시다.
힘이란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힘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방동사니가 아스팔트를 뚫는 힘이 있어도 요란함을 떨지 않듯이 힘이 있지만 과시하지 않고 그 힘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조용한 혁명가들이 되어야 한다. 방동사니처럼 반골 기질을 가진 자들이 좋은 세상을 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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