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일신(Gottes Dreieinigkeit) 번역에 대해서
삼중일신(Gottes Dreieinigkeit) 번역에 대해서
칼 바르트의 교회교의학에서 등장하는 어휘 (Gottes Dreieinigkeit)는 영어에서는 Triunity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말 번역에서는 삼위일체, 삼위일체성 등으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필자는 "삼중일신"으로 번역할 것을 제언합니다.
독일어에서 (Heilige) Dreifaltigkeit, Dreieinigkeit oder Trinität( 라틴어 trinitas) 세 어휘를 사용합니다. Dreifaltigkeit는 루터도 사용한 어휘이고, 바르트가 Dreieinigkeit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세 어휘가 동의어인가?가 중요할 것입니다. 루터는 삼위일체에 대한 선명한 제시가 약하고, "숨어계신 하나님"에 대해서 강조하는 경향입니다. 그리고 어휘는 Dreifaltigkeit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칼 바르트는 Dreieinigkeit를 사용했습니다. 루터와 바르트가 유사한 어휘를 쓰지만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영역(英譯)에서 Dreiheit를 Trinity로, Dreieinigkeit는 Triunity로 번역했습니다. <교회교의학> I/1권 번역자 박순경 교수는 Dreiheit를 “삼위성”으로, Dreieinigkeit는 ‘삼위일체성“으로 번역했습니다. 철학계에서 Dreiheit는 ”삼지성“으로 번역하고 있고, 박순경은 Einheit는 ”일위성“이 아닌 ”통일성“으로 번역했습니다. "셋 안에 하나(Die Einheit in der Dreiheit)”로, "하나 안에 셋(Dreiheit in der Einheit)“으로 번역한 연구자도 있습니다. 원어에서 번역의 전이가 일치되지 않으면 의미 전달이 매우 어렵게 됩니다.
우리말 번역에서 Dreieinigkeit 번역이 통일되지 않고 있는데, 영어 번역의 한계는 Dreifaltigkeit를 Triunity(박순경, 삼중성)로 번역하는 것입니다. 바르트는 루터가 제시한 Dreifaltigkeit를 어거스틴의 사유의 중간 개념처럼 제시했습니다. Dreieinigkeit는 삼일성, Dreieinigkeit는 헤겔의 <종교철학>에서 잘 나타나는 어휘입니다. 우리가 Dreieinigkeit를 번역할 때에 '위'자를 넣지 않으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바르트는 하나님의 위격적 존재를 혐오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번역할 때 "삼위일체성"으로 번역하는데, 삼위일체와 비견되는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르트는 삼위일체를 거부하고 새로운 신 이해를 세웠다. 그 신 이해가 Gottes Dreieinigkeit입니다.
칼 바르트는 삼위일체(trinitatis)를 거부하고, 삼중일신(Gottes Dreieinigkeit)을 확립하는 역사 이해 구도를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Dreieinigkeit를 삼위일체로 번역하면 바르트 사상 이해에 심각한 왜곡이 발생합니다.
칼 바르트에게 삼위일체 믿음이 있는가?에 대해서 논란이 많습니다. 서철원 박사가 1982년 박사논문에서 삼위일체가 없음을 피력해서 취득했고, 바르트주의자들의 아성인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선정한 20세기 100대 논문에 선정되었습니다. 서철원의 박사 논문 제목은 “예수 그리스도의 창조-중보자직: 창조와 성육신 관계에서 연구”이다. The Creation-Mediatorship of Jesus Christ: A Study in the Relation of the Incarnation and the Creation, Amsterdam: Rodopi(1982년)입니다.
서철원 박사는 2018년 "현대신학에 하나님이 있는가?"라는 신학토론에서 "바르트의 신학에는 하나님은 없고 인간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그는 슐라이어마허의 가르침을 따라 삼위일체를 부정하면서 자존하신 하나님도 없애버렸다"고 했습니다. 오영석 박사는 "바르트가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한다는 논자(서철원 박사)의 인식은 바르트의 삼위일체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간주된다"며 반박했습니다.
그러나 바르트에게 삼위일체는 있습니다. 그러나 바르트가 제시하는 삼위일체는 부정을 위한 제시입니다. 바르트는 삼위일체 교리를 부정하며 혐오합니다. <교회교의학> I/2에서 제시된, "불신앙으로서의 종교"에서 지양되어야 할 종교는 제종교가 아닌 정통신학의 종교입니다. 바르트는 지양을 넘어서 폐지를 주장합니다.
바르트는 삼위일체는 삼중일신의 흔적(Vestigium Trinitatis) 혹은 뿌리로 제시합니다. 첫째, 바르트는 옛신학의 삼위일체를 vestigium creaturae in trinitate(삼위일체 안에 있는 피조물의 흔적)로 규정하며, 흔적에 집착하지 않도록 제시했습니다. 바르트는 대우주와 소우주를 알기 위해서는 흔적들(vestigia)을 지워야 함을 제시했습니다. 바르트가 존재유비(analogia entis)를 부정하고 믿음유비(analogia fidei)를 사용했다는 말이 유명합니다. 존재유비의 대표자는 어거스틴이며, 그가 존재유비로 삼위일체를 구축했다는 것이 됩니다. 바르트는 옛 신학(alte Theologie)를 헛된 장난(müßiges Spiel)으로 규정했습니다. des dreieinigen에는 위격 개념이 없습니다. 둘째, 바르트는 옛신학을 삼중일신의 뿌리라고 소개합니다. 삼위일체의 뿌리(Die Wurzel der Trinitatis, §8.2. The Root of the Doctrine of the Trinity)로 제시했습니다. 바르트는 Wurzel der Trinitätslehre(삼위일체론의 뿌리)에서 삼위일체가 아닌 삼중일신의 흔적으로 제언했습니다(KD I/1., 367/GG., 450).
바르트는 <교회교의학> I권에서 계시론을 전개하는 데, I/1 권에서는 삼위일체를 해소시키고, I/2 에서는 기독론 교리(칼케돈 신경 등)를 해소시킵니다. 그리고 §17에서 "종교의 지양으로 하나님의 계시"에 대해서 선언합니다.
바르트 신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어휘 개념이 필요합니다. 애매하게 어휘를 이해하면 바르트 이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영어 번역으로 바르트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우리말 번역은 라틴어, 불어 등 모든 언어를 번역해서 좋지만, 어휘가 통일되지 않아 정확한 이해에는 어려운이 있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어휘에서는 일치된 통일성이 필요합니다.
Gottes Dreieinigkeit 바르트 신학의 핵심어휘에는 '위'가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삼중일신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삼일신으로 번역해도 되는데, 삼중일신이라고 한 것은 바르트가 <교회교의학> 초기에 세 동심원(the three concentric circles)을 소개하면서 삼중적 의미(dreifachen Sinn, threefold form)로 진행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계시의 삼중성(the three forms of revelation)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바르트에게 주어진 양태론적 신관에 대한 비판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까지 밝힙니다. 최소한 양태론은 신 존재를 근거로 한 이해입니다. 그래서 바르트의 Gottes Dreieinigkeit 는 "삼중일신"으로 번역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바르트의 신은 인간 의식 안에서 발생하는 의식(믿음의 결단)이며, 이 가능성은 모든 사람에게 제한이 없습니다. 그것을 강력하게 규범하는 집단은 정통 교리를 견지한 교회입니다. 바르트는 정통적 삼위일체 믿음은 우상숭배로 간주합니다. 칼 바르트는 구원협약(pactum salutis)을 이신론(二神論, duotheismus)로 규정하고, 우상숭배적 사유체계로 주장했습니다(KD., IV/1, 69).
형람서원 고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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